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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매각 넘어야 할 산 수두룩

장부가액-시가 격차 크고 투자 펀드 손실

노조도 적극 협력 밝혔지만

구조조정땐 갈등 커질수도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매각을 공식 선언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현대증권의 시장가치가 장부가격보다 훨씬 못해 현대상선이 매각 과정에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큰 데다 현대증권의 적자 자회사들이 매각가격을 산정하는 데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현대증권은 3.11% 오른 5,960원으로 마감했다.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다른 현대그룹주도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현대상선은 재무 개선의 일환으로 현대증권을 비롯한 금융 3사 매각을 중심으로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현대증권 매각은 이미 시장에서 '불가피한 사안'으로 예견했던 바이지만 유동성 문제 해소 기대감에 주요 그룹주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 매각이 공식 발표됐지만 이제 고개 하나를 넘은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당장 눈앞에는 매각 가치 산정이라는 더 큰 산이 남아 있다. 현대증권의 장부가격은 시가보다 높다. 현대상선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주식 5,307만736주(지분율 22%)의 장부가액은 5,941억3,800만원이다. 반면 23일 종가 기준 시가는 3,163억원에 불과하다. 자칫 현대상선이 장부상 큰 손해를 보고 자산을 파는 구조이기 때문에 매각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큰 것이다.

현대증권이 출자 또는 투자한 주요 계열사 및 펀드가 손실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할인 요인이다. 9월 말 현재 현대증권이 지분 100%를 보유한 현대저축은행의 경우 장부가액은 2,668억원이지만 순자산가치(자기자본)는 1,080억원에 불과하다. 현대증권이 투자한 선박펀드들도 올 상반기(4월1일~9월30일)에만 400억원 넘게 손실을 봤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상 시장가치 대비 30%의 프리미엄이 매각 과정에서 붙는데 현대증권의 경우 최고 50%의 프리미엄을 붙여도 4,601억원에 불과하다"며 "여기에 우리금융지주 매각 과정에서도 봤듯 저축은행은 매각 메리트를 떨어뜨리는 자산이라 가격을 둘러싼 협상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우리투자증권 대비 영업 규모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현대증권은 '대형사이면서 우리투자증권보다 싸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매물로서의 매력이 살아날 것"이라며 "현대상선이 매각 가격에 욕심을 낼 경우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추가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매각의 관건은 첫째도 둘째도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증권 매각이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은 바로 노조다. 금융투자업계에서 강성으로 알려진 현대증권 노조가 매각 과정에서 불가피한 구조조정에 얼마나 협조하는가가 관건이다. 현대증권 노조는 일단 매각 자체에는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밝혔다. 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부실경영으로 증권을 매각하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현대증권의 재도약을 위해 합리적인 대화로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현대차나 현대중공업 그룹의 증권사인 HMC투자증권이나 하이투자증권이 현대증권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과거 현대증권이 2000년 '왕자의 난' 이전에는 현대차 그룹에 소속돼 있었다는 점에서 정서적 친밀감이 있는데다 '현대'라는 브랜드를 달고 있으면서 종합금융투자(IB) 사업 자격까지 갖춘 대형 증권사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HMC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그룹사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내부적으로 인수와 관련해 검토 중이거나 추진하는 사안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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