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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시대 명암]쥐꼬리 利子

이자생활자 아우성속 도박.한탕주의 고개시중은행 수신금리가 평균 연4%대로 떨어지면서 사회 전반에 '초저금리 쇼크'가 번지고 있다. 예금이자로 생활하는 퇴직자 등은 수입이 격감, 비상이 걸렸고 기금수익금으로 운영하는 장학재단 등도 지원규모를 크게 줄이는 등 곳곳에서 아우성이다. 이 같은 초저금리가 빚어내는 사회적 폐해현상도 고개를 들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투자라기보다 도박에 가까운 초단타 매매, 특히 금융권에서 일반인에게 대출세일에 나서며 손쉽게 받은 대출금으로 경마나 경륜ㆍ카지노 등에 베팅하는 '한탕주의'까지 나타나고 있다. ◆ 이자생활자 주름살 평생을 교사로 근무하며 모은 재산과 퇴직금 등 3억원을 금융기관에 맡기고 이자소득으로 생활하는 A(65)씨는 요즘 좌불안석이다. A씨는 은행 정기예금에 2억원, 투신사 간접투자상품에 1억원을 각각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5.4%로 내려가면서 A씨가 받는 월이자는 금리가 8.3%에 달했던 지난 99년에 비해 29만7,000원이나 줄어든 75만1,500원(세금공제 후)에 불과하다. 거의 30%에 가까운 소득이 줄어든 셈이다. K모(57ㆍ서울 마포구 성산동)씨는 퇴직 직후인 지난해 7월 퇴직금 1억2,000만원을 은행의 1년짜리 세금우대 정기예금(8.1%)에 넣었다. 그러나 7월 재계약할 때는 금리가 5.2%로 떨어져 6,000만원만 연장했다. 나머지 6,000만원을 굴릴 곳을 찾고 있으나 마땅한 데가 없어 고민이다. K씨는 "은행에 넣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도 다른 투자경험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절반은 재계약을 했다"면서 "원금을 헐지 않기 위해 우선 생활규모부터 줄였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한 P모(60ㆍ경기도 일산)씨는 예전 퇴직자들이 주로 일시불과 연금을 조금씩 나눠 선택하던 것과는 달리 전액을 연금으로 선택했다. P씨처럼 일시불 대신 연금을 선호하는 퇴직자들도 늘고 있다. ◆ 대학 장학사업 붕괴 우려 동문이나 독지가의 기부 등을 통해 마련된 장학기금 이자수입으로 각종 장학금을 지급해온 대학들은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자수입이 최고 20∼30%까지 줄어들자 재원보전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대학이 장학금 지급액과 수혜자 축소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한편 줄어든 이자수익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4억9,000만여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난해 금리가 8%였을 때 3,000만원의 이자수익으로 재학생 13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올초 금리가 6%대로 떨어지면서 이자수익이 24%나 떨어진 2,300만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학교측은 "올해에는 그럭저럭 예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나 금리가 4%대에 머문다면 내년에는 이자수익이 1,500만원대로 줄어 대상자나 지급액을 절반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정에 여유가 있는 대학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각각 10억원과 3억여원을 2001년 장학금으로 집행했으나 내년에는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수익성이 높은 펀드나 투신사 등 제2금융권을 통해 새롭게 기금을 운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위험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선뜻 나서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 부동산 단타매매 확산 최근 시중 부동자금이 유입돼 북적거리고 있는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단타매매'다. 전체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지자 2~3년 후의 시세상승을 기다리기보다 당장 1,000만~2,000만원의 프리미엄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7월 하순 계약자가 발표된 6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경우 서초동 롯데캐슬 아파트가 80%나 전매된 것을 비롯, 유망단지들 대부분이 계약 직후 40~50%가 손바뀜되고 있는 게 요즘 부동산시장이다. 아파트는 그나마 단타매매가 비교적 덜한 편. 상반기 중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바람을 잡아 프리미엄을 올리고 비싼 값에 되파는 '떴다방'들에 의해 일주일 만에 주인이 두세번 바뀌기도 한다. 떴다방들은 수요자들이 몰리지 않으면 자기들끼리 물건을 사고 팔면서 인기아파트처럼 보이도록 한다. 이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 수요자들만 애꿎게 손해를 보기 일쑤다. ◆ '한탕주의'도 고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한탕'을 노리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강원도 정선군의 스몰 카지노는 연일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고 있다. 지난주 말인 11일에도 동시수용 인원 700명의 3배가 넘는 2,000여명이 몰려 대박을 노렸다. 정선 카지노는 지난 상반기 하루 12억4,000만원꼴인 2,2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각종 세금과 기금 등을 공제하고도 1,1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경마장과 경륜장도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경기 과천시의 서울 경마공원은 주말이면 인파와 돈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넘쳐나고 있다. 8월 두번째 일요일인 12일 하루 적정 수용인원의 2배에 가까운 4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경기 일원의 장외발매소까지 포함해 580억원의 돈을 쏟아부었다. 서울 송파구 오륜동 경륜장도 좌석은 6,000여석뿐이지만 이날 1만5,000여명이 찾아 장외발매소 11곳을 포함, 132억원을 걸었다. 이에 따라 9일 발표된 '6월 중 서비스업 활동동향'에 따르면 경마와 경륜사업이 44.4%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석영기자 이학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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