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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기출문제 공부 '그만' 다양한 영어발음 익히세요"

28일 첫 시행…美·英·濠 등 발음·악센트 등장<br>RC 문법공부 대신 비즈니스 영어 중심 준비를


취업준비생 이우주(27ㆍ성균관대)씨는 최근 토익 고득점자 대열에 합류했다. 반년의 준비 끝에 95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은 것. 하지만 이씨는 아직 영어에 대한 고민을 접지 못했다. 그는 “기업들이 최근 토익 점수를 인정하지 않는 추세라 걱정”이라며 “막상 취업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니 지난 반년간 헛 공부를 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고득점자의 홍수 속에 ’신뢰성 논란’에 시달리던 토익(TOEIC)이 이번 달부터 바뀐다. 개정 토익은 그간의 논란을 불식시키고 ‘Test Of English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국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영어 활용 능력 평가)’이라는 이름값을 하기위해 실용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토익시험을 주관하는 ETS측은 “점수 차이가 크게 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 변화는 상당히 클 듯하다. LC가 다양한 국가의 영어발음으로 출제되고, RC에서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어휘 및 지문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문법과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잘 찍기’ 위한 공부를 해왔던 수험생이라면 공부 방향을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토익의 가장 큰 특징은 LC에서 미국, 영국, 호주 등 다양한 발음과 악센트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토익전문가들은 “발음에 큰 차이는 없다”며 무작정 겁먹지 말 것을 강조했다. SDA 삼육어학원 이성국(40) 강사는 “호주나 뉴질랜드 영어는 기본이 영국영어와 맞닿아 있다”며 “수험생들은 미국영어에 영국영어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영국 영어는 미국 영어에 비해 강세와 발음이 분명하고, 철자 그대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T’발음이 그대로 발음돼 ‘water’의 경우 미국 영어는 ‘워러’, 영국 영어는 ‘워터’에 가깝게 발음된다. 국내 수험생의 입장에선 영국 영어가 더 알아듣기 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영국 영어의 경우 ‘R’발음이 약하고, 한글 ‘애’와 비슷한 발음기호 ‘æ’가 ‘아’ 발음에 가깝게 발음돼 주의가 필요하다. 이씨는 “영국 BBC 방송을 들으며 감을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뜸했다. 이와 함께 LC에서 쉽게 점수를 얻는 부분이었던 PART 1(사진묘사)이 반으로 줄고, 기존에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던 PART 4(설명문)가 10문항 늘어난다. 정철어학원의 정구성(33) 강사는 “단편적인 듣기능력을 가지고 있는 수험생들은 개정토익에서 점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영화나 드라마, 뉴스 등을 많이 들어 실질적인 영어 듣기 능력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C는 전체적으로 문법비중이 크게 줄고, 비즈니스 어휘와 독해 중심으로 개편된다. PART 5에서 문법을 직접적으로 물어보던 문제가 줄어들고, PART 6에서 문법 오류 찾기 문제가 사라진다. 대신 비즈니스 문서 속의 문장을 완성하거나, 2개의 지문을 동시에 묻는 형식(PART 7)이 새롭게 출제된다. YBM 어학원의 유수연(34) 강사는 “개정토익에서 RC는 문법보다는 업무를 할 때 필요한 비즈니스 영어가 보강될 예정”이라며 “회사 서류에서 주로 쓰이는 어휘와 각 업무 상황별로 필요한 문장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라”고 강조했다. 개정토익은 오는 28일 첫 선을 보인다. 토익 전문가들은 “시험이 실용적으로 바뀐 만큼 폭 넓게 공부하라”고 입을 모은다. ‘토익 따로, 회화 따로’ 식의 시험을 위한 공부보다는 일상에서 쓰이는 실용적 영어에 관심을 갖고, 토익 교재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어관련 서적 및 자료들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유수연(34) 강사는 “영어권 생활에 대한 이해와 현실영어를 구사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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