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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 버릇 고치세요”는 “내 몸 잘 챙기라”는 말

“고 정몽헌 회장이 저에게 남긴 유서 중 `당신, 너무 자꾸하는 윙크 버릇 고치십시오`라는 대목은 저에게는 아주 뜻 깊은 말입니다.” 5일 새벽 서울 아산병원 고 정몽헌 회장 빈소에서 만난 김윤규 사장은 눈시울을 붉게 적시면서 이렇게 말했다 “유서의 그 말씀은 내 몸 잘 챙기라는 뜻입니다. 그 분은 그렇게 자상한 사람이었는데…” 김 사장은 약간 목이 매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내가 88년 리비아에 가다 비행기 사고로 오른쪽 눈 신경을 다쳤습니다. 윙크 버릇(?)은 그때부터 생긴 겁니다. 병인 셈이죠.” 김 사장은 잠시 천장을 쳐다보면서 말을 이어갔다. “정 회장이 윙크하는 제 사정을 모를 리 있습니까. 제가 작년부터 눈 신경을 고치기 위해 수술을 받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계속 일이 생기고 바쁘다 보니….” 정 회장이 수술하려는 걸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그래요. 유서의 그 말씀은 수술 일정부터 잡으라는 말입니다. 생전에도 그런 말씀을 곧잘 하시더니. 허…” 정 회장이 유서에서 김 사장에게 `윙크 버릇을 고치라`는 당부는 결국 안고 있는 질병부터 고치라는 배려의 뜻을 `둘 만의 언어`로 전달한 것이었다. 단순한 조크가 아니었던 셈. “정 회장이 다른 모두를 위해 희생하는 차원에서 죽음을 결심한 것 같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나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모시던 이의 죽음이라고 과대포장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 듯 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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