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를 통해 미국의 의료제도의 참상을 전세계적으로 알리며 의료보험 개혁을 주장해왔다.
그는 오바마케어 시행 첫날인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오바마 케어는 최악”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포괄적인 보장이 필요한 보편적인 의료보험개혁안을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참모들은 공화당으로부터 대통령에게 제기될 비난과 공격을 두려워 한 나머지 이번 개혁안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백혈병 치료약 ‘글리벡’ 처방 비용으로 환자 1명으로무터 연간 9만달러(9,400만원)를 챙기는 제약회사 노바티스나 연봉이 1억200만달러(약 1,000억원)에 달하는 보험회사 유나이트디헬스그룹의 최고경영자 스티븐 헴슬리보다도 오바마 대통령이 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오바마 케어가 출발부터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것은 친 보험회사 입장에서 만들어진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민간 보험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주는 오바마 케어 덕택에 2017년까지 해마다 1,000억달러(104조5,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민간 보험회사가 챙길 수 있게 된다고 무어 감독은 주장했다
가장 저렴한 보험을 택한다 해도 1년 수입이 6만5,000달러인 60대 노년부부는 해마다 1만1,800달러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따라서 오바마 케어가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보험혜택을 준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무어 감독은 반박했다.
무어 감독은 각 주별 주민들에게 현 단계에서 필요한 조치를 조언했다. 공화당 지역 주에 사는 주민들은 ‘저소득층의료보장제도’(메디케이드)를 활성화하라고 주문했다. 또 민주당 지역 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민간회사가 운영하는 건강보험 대신 주 정부가 운영하는 보험을 선택하라고 권고했다. 매사추세츠, 캘리포니아, 몬태나 등에서 이런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몬태나주는 주 정부가 운영하는 진료소를 여럿 세운 뒤 모든 사람들이 진료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특히 2017년부터 ‘포괄적 단일 보험제도’를 운영하기로 한 버몬트주의 움직임이 미국 의료보험 제도 개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무어 감독은 내다봤다. 버몬트주에서 이 제도가 성공하면 다른 주들도 같은 제도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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