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아차는 요즘 전국의 정비센터를 '드라이빙 센터'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단순히 자동차를 수리하는 곳이 아닌 다양한 기아차 모델을 시승해볼 수 있는 복합 서비스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다. 'K9 다이닝데이' 같은 프리미엄 마케팅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달 말 '야간배송' 서비스를 개시한다. 고장 난 차를 급히 수리해야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밤사이 전국 서비스센터로 부품을 나르는 것이다.
국산차와 수입차 업계의 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산차 업계는 수입차에 빼앗긴 시장을 되찾기 위해, 수입차는 국내 시장점유율을 더욱 올리기 위해서다. 목표는 소비자의 '로열티(충성도)' 제고다.
이미 국내에서 탄탄한 판매·AS망을 갖춘 국산차 업계는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각종 이벤트를 부쩍 늘렸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에쿠스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제네시스 오너스 초이스(Owner's choice)' '에쿠스 오너스 초이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급 호텔과 골프장, 기사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기아차의 'K9 살롱 드 나인'도 라이프스타일과 경험을 중시하는 대표적인 이벤트 사례다. 지난 1월 K9 출시와 함께 서울 여의도의 콘래드호텔에서 한시적으로 운영된 살롱 드 나인은 칵테일바, 바버숍, 정장 스타일링 서비스 등으로 구성됐다. K9이 기아차의 프리미엄 대형 세단인 만큼 그에 걸맞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새로운 트렌드, 외모 관리 등에 관심이 많은 요즘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시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서울 강남의 기아차 드라이빙센터에는 올해 상반기까지 약 1만7,400여명이 방문해 시승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이 중 3,200여명(약 18%)이 실제로 차량을 구매했다.
이에 맞선 수입차 업체들은 최근 부쩍 '애프터세일즈(차 판매 이후의 부품 판매나 정비·수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프리미엄 마케팅으로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판매량을 늘려왔지만 애프터세일즈는 국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폭스바겐코리아는 사고 차량을 대상으로 한 무상 견인과 수리비·부품값 할인 프로그램을 최근 개시했다. BMW코리아도 올해 총 12곳의 서비스센터를 새로 열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280대)이 전년보다 7배 늘어난 마세라티는 서울에만 있던 서비스센터를 최근 부산에도 마련했으며 올해 말께 경기도 분당에도 추가로 열 계획이다.
AS 강화는 매출 및 순익 증대의 필수 요건이기도 하다. 컨설팅업체인 액센츄어에 따르면 자동차 업체의 전체 국내 매출에서 부품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10~15% 정도지만 순익 비중은 20~50%에 달한다. 자동차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가 어떻게 내수시장을 지켜나갈지가 관심사항"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