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튀니지의 독재정권을 종식시킨 일명 '재스민 혁명'은 단 한 줄의 트윗(트위터를 통한 메시지)에서 시작됐다. 튀니지 국민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활용해 서로 소식을 전했으며 시위를 조직했다.
튀니지는 언론 검열이 심한 나라이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자유화의 물결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집트ㆍ리비아 등도 마찬가지 경로를 걸었다. 이 때문에 중동과 북아프리카 민주화 혁명은 '페이스북 혁명'으로도 불린다. 지난 2011년 12월 러시아에서 소련 붕괴 이후 최대 규모로 반푸틴 시위가 벌어진 것도 유튜브에 선거 부정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촉발됐다.
'우리는 99%다(We Are 99%)'라는 구호를 앞세운 월가 점령 시위에도 한가운데는 SNS가 있었다. 뉴욕 주코티공원을 점거한 시위대는 SNS를 통해 소식을 주고받았고 스스로의 정당성을 강화했다.
월가 시위의 정신적 지주로 통하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시위 초기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고 마이크도 없이 연설했지만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발 빠르게 확산되며 지구촌 곳곳에서 이와 비슷한 시위를 이끌어낸 원동력이 됐다.
올해 줄줄이 이어지는 국가별 대선에서도 SNS의 역할은 다시 한번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우편물을 대신해 지지자를 끌어모으는 수단에 불과했지만 앞으로는 선거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올해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유권자의 불만이 온라인을 통해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아랍 민주화 운동 등에서 SNS의 힘이 입증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ㆍ브라질의 경우 최근 불과 반 년 만에 각각 40.5%, 65.5%나 증가했을 정도다. 먼 미래에는 정당 정치가 힘을 잃으면서 국민들이 온라인에서 특정 이슈의 향방을 결정하는 '자유주의 게릴라'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조희정 박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 대선에서 아이패드 선거(iPAD Election)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유권자에게 다가가 지지를 확대하고 지지자 사이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노력하는 후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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