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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품소재 업체들 日시장 공략 활기띤다

30~40% 저렴한 가격 경쟁력 갖춰 수출 늘어<br>핵심기술 취약 여전…환율안정후 적자확대 우려도


건설중장비용 유압실린더를 생산하는 동양기전은 지난해 말 일본의 유명 굴삭기 제조업체인 A사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그동안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일본 시장에 동양기전의 유압실린더를 납품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일본 측이 처음으로 한국에 눈길을 돌린 것은 제품의 질이 엇비슷해진데다 가파른 엔고현상으로 납품가격도 훨씬 낮아졌기 때문이다. 동양기전은 잇따른 신규 주문에 힘입어 올해 대일 수출액이 지난해의 두배인 22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엔고현상을 타고 국내 부품소재 업체들이 본격적인 '엔화 사냥'에 나서고 있다. 중국과 차별화되는 기술력을 갖춘 국산제품들이 원화가치 급락으로 30~40%의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하자 기존의 중국 거래선을 한국으로 돌리거나 일본제품을 포기하고 한국산을 찾는 일본 업체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자동차부품이나 LCD소재ㆍLED부품ㆍ금형ㆍ정밀기계 등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중소업체들은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를 개선하는 수출전사로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전자부품, 일반 기계부품, 정밀기계 등 일부 업종의 경우 지난 1월 대일 무역적자폭이 8,000만~3억달러씩 줄어든 것도 국산 제품의 일본시장 공략이 그만큼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오는 4월께 일본 기업들의 재고물량이 소진되고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국산 부품의 대일 수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감속기업체인 성일하이테크도 지난해 처음으로 일본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올해 400만~50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내다볼 만큼 대일 수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주로 일본에서 만들어 쓰던 제품이지만 한국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 인정을 받기 시작한데다 일본에 비하면 가격경쟁력이 높아 한국으로 거래선이 넘어오기 시작하는 추세"라며 "특히 중국에서는 제조하기 힘든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제품들에 대해서는 확실한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형업체인 컴원스도 그동안 중국 업체와의 덤핑경쟁에 시달려왔지만 최근 일본으로부터의 납품문의가 부쩍 늘어나면서 줄곧 중국과 거래하던 일본의 1~2개사와 구체적인 계약조건을 놓고 수출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일본 측의 러브콜은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한일 부품소재 조달공급 전시회'에 서도 느껴진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당초 30개사, 50개 부스 정도로 예정됐던 이번 행사는 일본 기업들의 요구를 반영해 54개사, 150개 부스로 크게 늘어났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반영해 부품소재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출에 활기를 보이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해외 전시회 등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일본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의 단가인하 압력이 워낙 거센데다 범용부품 수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만태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고환율을 계기로 부품소재산업의 취약성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있지만 실제 환율 덕을 보는 것은 범용부품 수출뿐"이라며 "원천 핵심부품과 소재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환율효과가 떨어지면 대일 무역적자가 오히려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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