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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후순위채 판매방식 논란

"고금리ㆍ분리과세 가능" 장점만 부각투자위험성 알리지않고 비싸게 팔아 올들어 2조원에 육박하는 후순위채를 발행한 시중은행들이 개인 고객들에게 이를 지나치게 비싼 값(저금리)에 팔았을 뿐 아니라 투자위험을 알리는데도 소홀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후순위채의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적정 금리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선의의 개인투자가들이 표면적인 수익률에만 현혹돼 '바가지'를 쓴 것 아니냐는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의 후순위채권 판매가 주로 해당 은행 영업점 창구에서 이루어지고 개인들을 주 수요처로 삼고 있는 한 이 같은 문제는 자발적으로 시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후순위채 '위험성' 충분히 고지 안해 국내 시중은행들이 올들어 발행한 원화 후순위채는 총 1조9,100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창구매출을 통해 개인들에게 후순위채를 팔았다. 이 과정에서 고금리 상품이며 분리과세 신청이 가능하다는 장점만을 집중적으로 부각, 수천억원대의 채권을 내놓아도 발행 2~3일만에 매진되는 진기록이 연출됐다. 그러나 후순위채는 말 그대로 은행이 도산했을 경우 변제 순위에서 다른 채권보다 밀린다. 문제는 은행들이 후순위채의 위험성을 고객들에게 충분히 고지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시중은행의 한 영업점 직원은 "은행이 도산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며 "자기 은행 창구에서 후순위채를 팔면서 굳이 도산가능성이나 투자의 위험성을 알릴 필요가 있느냐"고 오히려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이미 부실은행들이 퇴출당한 사례가 있고, 국내외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은행도 도산 위험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 없다는 점에서 후순위채 투자의 위험성을 충분히 경고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후순위채 발행가격 과연 적정한가 국내은행들이 판매하고 있는 후순위채는 한마디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시중금리에 일정 가산금리를 붙여 일방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실제 올들어 시중은행들이 판매한 후순위채의 금리는 표면금리 기준으로 최저 7.4% 에서 최고 8.3%, 연 실효수익률로는 7.5~8.6%에 달하고 있다. 발행당시의 국고채금리와 비교하면 적게는 1%포인트에서 최고 1.8%포인트 안팎 높은 수준. 그러나 과거 은행들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외화 후순위채를 발행할 때에는 외화표시 국채 금리보다 최소 2.5%포인트에서 최고 3%포인트 안팎 금리가 높았다. 금융계 한 전문가는 "일반투자가들은 무조건 정기예금 등 다른상품보다 금리가 높다는 점만을 보고 투자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은 후순위채의 위험성과 투자가치 등을 충분히 검토 한 후 논리적인 가격선을 정해 네고(협상)를 통해 인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들이 일방적으로 금리를 책정하면서 우량ㆍ부실은행간 금리차이가 거의 벌어지지 않다는 점도 문제"라며 "후순위채가 안고 있는 기본적인 리스크를 감안할 때 올들어 국내은행들이 책정한 금리는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채권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라며 "고객들 입장에서 발행기관의 안전성을 검토하는 것이 기본이긴 하지만 워낙 수요가 많기 때문에 금리를 굳이 더 높여 책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후순위채권 기업이 파산했을 때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부채가 청산된 다음에나 상환받을 수 있는 채권이다. 대신 금리는 다른 채권에 비해 조금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보통주나 우선주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보다는 변제순위가 앞선다. 성화용기자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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