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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지난 외교문서' 공개, 심의기준 도마에

외교부, 베트남 추가파병 '브라운각서' 17일 공개

이미 오래전에 널리 알려진 외교문서를 정부가 한참 세월이 지나 공개를 결정, 외교문서 공개 심사의 문제점이 도마위에 올랐다. 외교통상부는 외교문서 보존.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최근 외교문서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브라운 각서' 한글본의 공개를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90년대에 이미 이 각서의 영문본을 공개한 바 있다. 브라운 각서는 1966년 3월 7일 미국 정부가 한국군의 베트남 추가 파병의 전제조건에 대한 양해사항들을 각서로 정리해 당시 브라운 주한미대사를 통해 한국 정부에 전달한 공식 통고서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 정부는 1965년 10월 국군 1개 전투사단을 베트남에 파견했으나, 66년 2월 베트남 정부가 한국에 추가 파병을 요청했다. 이에 박정희 정부는 추가 파병에 앞서 한국의 안보와 경제발전 등 제반 문제를해결하기 위한 보장을 요구하는 선행조건을 미국 정부에 제시했고, 미국 정부는 14개 조항에 걸친 보장과 약속을 각서의 형식으로 한국 정부에 공식 통고한 것이다. 브라운 각서의 주요 내용에는 ▲한국 방위태세의 강화 ▲실질적인 국군 전반의장비 현대화 ▲보충병력의 확충 ▲추가파병 비용 부담 ▲북한의 간첩 남파를 봉쇄하기 위한 지원과 협조 ▲대한 군사원조 이관 중지 ▲차관 제공 ▲한국의 대베트남 물자.용역 조달 ▲장병 처우개선 등이 담겨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이 널리 알려진 내용들이 `외교문서'가 된 지 40년 가까이가 된 2005년에서야 뒤늦게 우리 정부가 한글본을 공개하게 된 배경이다. 외교부는 지난 1996년과 2001년 외교문서 공개 심의위원회에서도 `브라운 각서'한글본의 공개 여부를 논의했으나 일단 의견이 엇갈려 뒤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외교문서는 30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공개하게 돼있다"며 "그러나 당시 심의위원회에서는 브라운 각서를 `외교문서'로 분류한 시점을 어느 시점으로 볼 것이냐를 놓고 심사위원들 간에 의견이 갈렸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부 위원들은 브라운 각서가 우리 정부에 통보된 1966년을 기준시점으로 잡고30년이 지난 1996년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위원들은 베트남전은 계속 이어진 사건이었던 만큼 종전 시점인 1975년을 기준시점으로 삼아 2005년에 공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국내 전문가는 "이미 오래전에 일반에 널리 알려진 브라운 각서를 이제야 정부가 공개를 결정했다는 것은 `한편의 코미디'에 가깝다"며 "외교문서 공개 심사 과정에서 정부의 자의성을 제한하는 쪽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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