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창투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올해 2차 전지 등 유망아이템의 성장기업군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신규 투자 규모는 작년보다 30% 가량 증액된 1,300억~1,400억원대가 될 전망이다. 펀드 역시 국내와 중국에서 지난해 대비 600억원 늘어난 1,500억 규모로 조성한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11월 YG엔터테인먼트의 상장으로 현재까지 투자액의 4.8배인 360억원을 벌어들였다. 현재 남은 주식의 평가이익만 280억원에 달하는 '대박'을 올려 업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3월 결산법인인으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348억원의 영업이익(세전이익, 평가이익 포함)을 거둬 벤처캐피탈 중에서 수익금 선두를 달리고 있다.
22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만난 백여현(48)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올해는 2차전지와 바이오 등을 유망하게 보고 있다"며 "딜(deal)의 종류에 따라 사모투자펀드(PEF) 등을 이용해 종류를 가리지 않고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벤처기업 뿐만 아니라 이 단계를 벗어난 성장 기업군 대상 투자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올초 4명의 전문 인력을 충원, PEF 본부 진용을 갖췄다.
중국 시장에서의 약진도 노려 이어 올해는 현지회사 2곳의 상장에 착수하고 오는 7~8월에는 베이징 사무소를 추가로 개설한다. 지난해 국내 창투사 최초로 중국 현지에서 180억원 규모의 인민폐 펀드를 조성한데 이어 올해도 400억원 규모의 추가 펀딩에 나선다. 백 대표는 "그간 중국내 거점을 확보한 만큼 이제 시장 확대에 나서는 것"이라며 "베이징 사무소가 향후 1~2년내 안정되면 제3의 지역으로도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 대만까지 엮는 '아시아 벤처투자시장'을 조성하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지난 1월 조성한 900억원 규모의 글로벌 프론티어 펀드로 국내 벤처ㆍ중견기업의 해외진출도 이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지는 '제2의 벤처붐'가운데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 한해 수익금 톱(Top)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같은해 중소기업청이 진행한 창투사 경영평가 결과에서도 조합 운용성과와 투명성ㆍ리스크관리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 전체 평가 1위에 오르며 질적 측면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올렸다.
백 대표가 꼽은 호실적의 비결은 철저한 시장 분석이다. 현재 국내 법인 소속 심사역 24명은 4G와 나노테크놀로지 등 유망 투자 대상군 별로 지정된 5개의 내부 스터디그룹에 소속돼 있다. 심사역들은 외부 학술회의에 참석하는 등 관련분야 분석에 매진하는 동시에 연구 결과 보고서를 만들어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그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산업에 대한 분석과 투자대상 찾기에 주력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존 투자 기업의 밸류업(Value up)을 위한 과제도 발굴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필수적인 사전 시장 조사는 지난해 하반기 신설한 회사내 전문 리서치팀이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주를 통해 해결하는 다른 창투사들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투자회사의 위기 관리를 전담하는 리스크팀을 따로 꾸린 것도 눈에 띈다. 백 대표는 "심사역이 다루지 못하는 투자 전후 단계를 내부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기술수준 향상 등을 위해서도 창업투자산업은 지금보다 더 발전해야 한다"며 국내 선두 창투사로서 꾸준한 역량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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