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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K팝은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어요. 그보다는 20년 전 남프랑스 시골 극장에 한국 가수단이 와서 한 북연주를 평생 잊을 수 없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팝 뮤직보다 전통에 갇히지 않으면서도 한국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으십시오."
'서울포럼 2012'에서 가장 주목 받은 연사 중 한 사람인 올리비에로 토스카니(60ㆍ사진)는 1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대중화 일변도로 흐르고 있는 한류 콘텐츠를 차별화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베네통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든 사진작가이자 현역 이미지 컨설턴트다.
토스카니는 한국의 가요ㆍ드라마ㆍ영화는 물론 한국의 의상과 건축 디자이너 가운데 자신을 포함해 다른 나라에 알려진 게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그가 내놓는 한국만의 해법은 무엇일까. 그는 자신이 처음 베네통과 일하게 된 지난 1982년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그는 이미 파격적인 이미지의 패션사진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할 때였다. 베네통의 창업자인 루치아노 베네통 회장이 토스카니에게 함께 일하자고 연락했고 그때 토스카니는 이렇게 말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가 될 준비됐나. 그렇다면 나와 당신 사이에 마케팅 회사를 끼우지 말고 직접 소통하자."
그의 베네통 광고 사진도 놀랍지만 광고주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베네통의 브랜드 이미지를 창조할 수 없었을 거라는 게 토스카니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세상의 모든 사람과 소통한다는 모토로 베네통이 세운 커뮤니케이션 그룹 '파브리카'가 베네통 성공의 진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파브리카는 전세계에서 온 25세 이하의 젊은 예술가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베네통 그룹의 후원하에 체류하면서 디자인과 관련한 모든 것, 모든 트렌드와 이슈를 연구한다.
"한국의 어느 기업 오너가 파브리카 같은 집단을 만들어 판타지를 갖고 큰 물에서 놀게 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챔피언이 될 수 있는 흐름을 잡는 거죠. '세계 어려운 사람을 돕는 한국'처럼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서 미래를 제시할 수 있다면 한국의 기업과 국가 브랜드는 높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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