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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국경제 시선 싸늘] 기업들 사면초가 몰려 한숨만

한국 경제에 대한 대외 신인도 하락은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 차질과 직결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기업 수출 담당자들은 “정치 논리와 노조에 의해 발목 잡히는 이 같은 경제상황이 하필 연말에 터지는지 모르겠다”며 사면 초가에 빠진 기업들의 현 상황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대외 신인도 하락 심상찮다= 정치 자금 수사와 관련한 대외의 시각은 아직은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일부 외국인들은 “한국의 정치 투명성 확보는 장기적으로 호재”라는 긍정적 시각을 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경제를 걱정하는 전문가들은 당장의 현실을 우려하고 있다. 정치 투명성 확보 보다는 지금의 한국 경제가 이를 감내할만한 체력을 갖췄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A그룹 자금 담당자가 외국계 거래 은행 담당자로부터 받은 전화는 이런 우려를 함축하고 있다. 그는 “차입금 만기가 돌아온 외국계 은행들에서 정치 자금 수사 선상에 오르내리고 있는 점에 우려의 시각을 직접적으로 표명하고 있다”며 “수사중인 상황에서 거래 은행을 설득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털어 놓았다. B그룹은 장기간 진행해온 외국기업과의 합작 작업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고 있다. 이 그룹 고위 관계자는 “회사의 힘을 정치 자금 수사에 쏟다 보니 정작 조속히 마무리 지어야 합작 사업은 시간에 쫓겨 부실 협상을 벌일 수 밖에 없게 됐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그룹들도 마찬가지다. 그룹의 포스트인 구조조정본부의 핵심 라인들이 검찰 수사에 매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이맘때쯤이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야 할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이 검찰을 찾아 “정치자금 수사로 기업들의 내년 경영계획 수립은 물론 해외투자 및 외국기업과의 합작도 진행되지 못하고, 만기가 돌아온 해외 차입금의 리볼빙(연장)도 어려워지는 등 기업경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 부회장은 “그룹 곳곳에서 정치자금 수사 등으로 경영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애로를 듣고 있다”며 현재 기업들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계속되는 극한 대치, 냉각되는 수출전선= 정동식 KOTRA 외국인투자지원센터 소장은 “투자를 포기하거나 축소하려는 외국 기업들이 아직까지는 나타나지 않았다”면서도, “최근들어 노사문제와 관련해 문의를 해오는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와 정부의 극한대립이 서서히 경제를 옥죄어 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 11일 열린 IR에서 “민주노총 총파업이 단위사업장(현대차)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발적인 주말근무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지만, 수출로 버티고 있는 회사의 실적이 이번 파업으로 다시 한번 치명상을 입지는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이미 한ㆍ칠레 FTA(자유무역협정) 등 핵심 경제 법안들의 표류, 부동산과 신용카드 문제 등에 적지 않은 우려를 표시해 오고 있다”며 “정치자금 수사가 기업에 대한 압수수색 등으로 이어지고 노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연말 경기 회복에 상당한 장애가 될 수 있다”고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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