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초긴축 경영

현대ㆍ기아차 그룹도 임원들이 급여를 반납하는 등 초긴축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다. 현대차 그룹은 21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임원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하고 경상 예산을 20% 이상 절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에 따르면 일반 경비 부문에서 ▦국내 출장시 항공기 운항을 제한 및 버스ㆍ철도 이용 ▦해외 출장시 단거리 노선에 대해 이코노미석 의무사용 ▦업무용 차량 대폭 축소 및 배차기준 강화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컬러 프린터 사용 중지, 업무시간 중 셔틀버스 운행 중지, 파손을 제외한 사무비품 교체 중단 등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복리 후생 부문에선 양재 아트홀 문화행사를 비롯한 그룹사 체육대회, 통상적 연례행사 등 문화행사를 대폭 축소 운영하고 근무복, 안전화, 조끼 반납 후 재사용을 유도하기로 했다. 이밖에 전기료 등 에너지 비용 20% 이상 절감, 불필요한 외부 용역 컨설팅 대폭 축소, 연월차 50% 이상 의무사용 등 비용절감을 위한 다양한 세부지침을 마련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지침은 최근 금속노조의 현대차 지부가 주간연속 2교대를 두고 파업 결의를 하는 등 노조와 마찰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임원들이 솔선 수범해 고통 분담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 파업 자체와 비상경영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주요 그룹의 임원들이 어려운 경기 상황을 감안, 임금을 자진 삭감하는 등 비상 경영체제를 선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그룹도 고통 분담에 동참해야 한다는 부담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그 동안 대외신인도 하락 등을 이유로 공개를 기피해 오던 재고량을 공식 발표해 시장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함을 시사했다. 강호돈 부사장은 노조 집행부의 파업 자체를 호소하는 담화문에서 “차를 만들어도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전주 공장의 재고가 1년 치를 넘어섰다”며 “현재 근무 체제인 8+8 생산체제도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마당에 2교대제는 시장 상황과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서성문 한국증권 연구위원은 “전세계 자동차 판매 수요가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급감”이라면서 “현대차의 초긴축 경영 돌입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