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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농협 도전 VS 기업銀 수성… 시장이 흔들린다

●중기 대출 시장 놓고 불꽃승부<br>농협 중기 고객 적극 유치하자 기업銀 손실 감수하며 이자 낮춰<br>4대 금융지주 "공들인 고객 다뺏겨"<br>"출혈 경쟁으로 시장 왜곡" 지적도


은행권에 '농협발' 중소기업 유치 쟁탈전이 무섭다. 다른 은행도 마찬가지이지만 최근 중기 대출시장에서 단연 눈에 띄는 곳은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이다.

지난 3월 금융지주 출범과 함께 영역 확대를 노리는 농협이 중소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하면서 불꽃 경쟁이 시작됐다. 당연 20만여곳의 중기 고객을 보유 중인 기업은행과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 기업은행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며 맞불 작전에 나서고 있다.

두 은행이 공격적인 영업확대에 돌입하면서 불똥이 난데없이 KB와 우리ㆍ하나ㆍ신한 등 4대 금융지주에 튀었다. 이들도 나름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두 은행의 경쟁이 워낙 거세게 진행되고 있는 탓에 '새우 싸움에 역으로 고래 등이 터지고 있는'형국이다.

◇농협의 과감한 도전, 기업은행의 수성전…불꽃 승부=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올해 당기순이익을 1조1,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7,788억원)에 비해 40% 이상 증가한 수치로 금융지주 출범 첫해를 성공적으로 장식하겠다는 부담감이 깔려 있다.

실제 농협은 3월 금융지주 출범 이후 각종 영업 캠페인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그중 기업금융 부문에서 단 기간 내 입지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 유치에 가장 적극적이다.

농협은행은 3월 '채움 베스트기업론'과 '행복채움 농식품기업 성공대출' 등 중기 전용 대출상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존에 시설투자 기업에 최대 1.8%포인트까지 우대 금리를 제공해주던 것을 확대, 신규 대출에도 우대금리를 적용해주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중기대출 실적이 확 늘고 있지는 않다. 중기대출 잔액만 놓고 보면 지난해 말 48조9,000억원에서 3월 말에는 49조원으로 1,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른 시중은행의 증가액보다 오히려 못하다. 하지만 지주회사 출범으로 어수선한 상황을 매듭짓고 3월 말, 4월 초순부터 공격적인 영업에 뛰어 들었다는 점에서 조만간 가시적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의 공세에 기업은행도 올해 신규 중기대출 목표를 크게 늘려 잡았다. 지난해 중기대출 순증 목표치는 4조원이었으나 이를 초과 달성(5조5,000억원)했던 만큼 올해는 목표치를 5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려 잡았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중기대출 금리를 최대 2%포인트 인하하고 올해 이자수익 부문에서만 4,000억원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농협의 적극적인 행보에 신경이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우량 중기 유치를 위한 경쟁은 언제나 있어 왔으며 차별화된 중기 지원 노하우로 입지를 구축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울상 짓는 시중은행들=농협과 기업은행이 이처럼 파격적인 금리 인하로 중기대출을 늘리면서 시중은행들은 당혹스러운 빛이 역력하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2~3달가량 공을 들여 작업한 중기 고객을 계약 성사단계에서 농협이나 기업은행이 1~2%포인트가량 저렴한 금리를 제시해 줄줄이 빼가고 있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그렇다고 농협이나 기업은행처럼 금리 인하 등에 나서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일부 대형 시중은행에서 최근 중소기업 대출 금리 인하를 시도하다 내부 승인이 거절되기도 했다. 올해 4대 금융지주의 공통된 경영화두가 '내실 경영'이기 때문에 출혈 경쟁이 부담스럽다.

한 은행 관계자는 "중기 신규대출 유치는커녕 기존 중소기업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인정에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농협과 기업은행의 중기 유치 경쟁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시장의 파이는 그대로인데 일부 은행들이 출혈 경쟁으로 무리하게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며 "결국 부실화나 시장 왜곡을 가져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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