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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간장선생
입력2001-06-04 00:00:00
수정
2001.06.04 00:00:00
간염박멸 노의사 열정평생 한번도 힘들다는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두번씩이나 차지한 이마무라 쇼헤이감독의 신작 '간장선생'(Kanzo Sensei)이 16일 개봉된다.
'우나기'에서 회의와 사색을, '나라야마 부시코'에서 성과 죽음을 보여줬던 이마무라는 '간장선생'에서도 인간에 대한 통찰력과 휴머니즘을 향한 열정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인류의 간을 책임지겠다고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 간장선생 아카기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정감 넘치는 이야기다.
'간장선생'은 98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초청됐던 영화.
태평양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6월 일본 한 섬마을에 미군 비행기의 공습이 시작된다. 사람들은 폭격을 피하는라 여념이 없지만 의사 아카기(이모토 아키라)는 왕진가방을 들고 바삐 뛰어다닌다. 개업의는 발이 생명이라고 믿기때문이다.
그는 늘 하얀 양복, 나비 넥타이, 검은 가방, 검은 구두를 신고 입는다. 핸섬한 얼굴 대신 일그러진 얼굴로 헐떡이며 달린다. 마을 헛간에 숨어 있던 청춘 남녀는 그를 보고는 "또 간염환잘거야""어떻게 알아?""아카기 선생의 환자들은 무조건 간염이래""돌팡이야.?"며 속삭인다.
창녀였던 소노코가 조수로 들어오며 병원은 활기를 띠고 아들의 전사 통지서도 간염 박멸에 대한 의지를 더욱 굳게 만들어 줄 뿐이다.
전쟁조차 질병이며 그 원인은 '해독'의 장기인 '간'에 침투한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의사 아카기. 눈 앞에 드러난 상처에 연연하지 않고 근원적인 징후를 진단해내는 그의 모습은 보통 사람들의 시선엔 '돌팔이'로 비춰질 뿐이다. 전쟁의 한 복판에 서서 극장의 영사기 조명과 빌려온 현미겅으로 바이러스 연구에 여념이 없는 그의 모습은 어쩌면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도 카메라의 뷰 파인더를 들여다보며 삶의 심층을 포착해내려는 이마무라 쇼헤이 자신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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