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2일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 결정공시 전후 개인투자자 거래량 비중과 일평균 거래량, 주가, 시가총액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거래 활성화와 주가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의 개인 거래량 비중은 액면분할 전보다 36.1% 늘었다. 액면분할 후 주가가 낮아지면 개인투자자의 접근이 쉬워져 유동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선반영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유통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지난달 3일 주당 액면가를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한 바 있다. 일평균 거래량도 액면분할 결정 전보다 27.9% 증가했다.
개인투자자의 신규 수요 증대에 따른 유동성 증가로 주가와 시가총액도 상승했다. 액면분할 결정일인 지난달 3일을 기준으로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2%인 데 반해 아모레퍼시픽의 상승률은 286만원에서 335만5,000원으로 17.3%로 훨씬 높게 나타났다. 주가상승에 힘입어 시가총액은 17.8% 증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고가주 기업이 액면분할을 실시할 경우 개인투자자 거래량 비중 및 유동성 증가, 주가상승, 시가총액 증대에 모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 결정 한 달 만에 호의적 분석자료를 발표한 것은 초고가주들의 추가 액면분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일평균 주가가 50만원 이상인 기업(14개사)의 시가총액 비중은 23.5%로 시장 전체의 4분의1에 육박했지만 거래량 비중은 0.13%로 매우 저조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시가총액은 1위지만 거래량 순위는 263위에 그치고 있다. 롯데칠성과 롯데제과·LG생활건강·오리온·오뚜기·남양유업 등도 높은 주가로 인해 거래량이 미미한 상황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액면분할은 전형적인 주주친화정책 중 하나인 유동성 증대를 유도할 수 있다"며 "초고가주 기업이 액면분할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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