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규 임용된 검사 중 여성검사 비율이 처음으로 50%대를 넘는 등 법조계에 ‘여풍(女風)’이 더욱 거세지면서, 김정선(47ㆍ사시26회ㆍ사진) 변호사에게로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김 변호사는 바로 여성법조인으로 구성된 여성변호사 회장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2007년부터 회장을 맡아 왔다. 여성변호사회는 여성법우회가 모태로, 지난 94년 초기 멤버는 30명도 채 안 되는 숫자로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해 말 기준으로 회원이 1,010명으로 늘어나는 등 15년만에 30배 정도 급성장(?)했다. 김 변호사는 “사법시험 합격자 중 여성비율은 최근 들어 35%에 달한다”며 “판ㆍ검사 임용도 늘고 사법연수원 1등도 여성들이 연이어 차지하는 등 ‘우먼파워’가 날로 강해지고 있다”며 뿌듯해 했다. 하지만 여성변호사회를 이끌고 있는 ‘회장’에서 보면 여풍이 거세기는 하지만, 아직 완전히 뿌리내리기에는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게 그의 솔직한 생각이다. 바로 남성 법조인에 비해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결혼과 육아라는 현실적인 벽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여성 변호사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 5년 안팎에 불과하고, 앞에서 끌어줄 선배들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후배들의 인적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육아문제를 벗고 여성 변호사들이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확대하는 것은 남은 숙제다. 대한변협 등 변호사 단체 회장 선거 때 육아문제 해결 등이 주요 공약으로 받아들여 진 것도 김 변호사 등 여성변호사회가 줄기차게 요구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법조계에 여풍이 세다고 하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벽이 남아 있는 상황. 김 변호사는 “여성 특유의 감수성과 강인함을 더 보여줄 수 있도록 여성변호사회를 이끌겠다”며 다시 한번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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