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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기행 건축은 문화다] <7> 멀티플렉스 씨네시티

김석철 (㈜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 대표)<br>검정 맞춤정장 입은듯 고급스러운 외관 뽐내


훌륭한 건축물이 되려면 일단 건물 본래의 용도에 충실해야 한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 갖고는 부족하다. 훌륭한 건축물은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뚜렷한 개성을 뿜어내야 한다. ‘기능’과 ‘시각’이란 두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강남을 대표하는 멀티플렉스 ‘씨네시티’는 이 같은 기준에서 훌륭한 건축물임이 분명하다. 씨네시티는 무엇보다 초현대식 ‘극장’이란 본래의 용도에 충실하다. 이 건물을 설계한 김석철 ㈜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 대표는 명보프라자와 단성사 건물을 디자인한 명실상부 국내 멀티플렉스 설계의 1인자다. 김 대표는 “멀티플렉스는 작은 공간 안에 수천석의 좌석을 배치해야 하는 일이고, 그것엔 분명 ‘묘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묘수란 관객의 동선이 막히지 않도록 8개의 상영관 모두 객석의 뒤에서 들어와 스크린 쪽으로 나가도록 일정한 흐름을 갖도록 설계된 점 등을 의미한다.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운전석에 앉아서 티켓팅을 할 수 있도록 ‘드라이빙 스루(Driving Through)’ 방식을 도입한 것도 씨네씨티가 가진 장점이다. 씨네시티는 설계 당시부터 주변의 랜드마크로 기획됐다. 이 건축물은 그만큼 시각적인 측면에서 이채롭다. 최근에 지어지는 대다수의 건물이 유리벽으로 외관을 마무리하는 커튼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씨네시티 외벽은 다소 구식이라고 할 수 있는 ‘석재(중국 흑수석)’로 마감돼 있다. 하지만 어쩌면 고집스러워 보이는 이 같은 선택이 이 건물을 돋보이게 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으니 일종의 아이러니다. 검은색 컬러 또한 이 건물을 개성 있게 만드는 요소다. 깔끔한 검은색 수트가 어떤 화려한 의상보다 돋보이듯 마치 하나의 거대한 검은색 벽돌처럼 우뚝 솟은 씨네시티 15층 건물은 적잖이 멋을 낸 주변의 다른 어떤 건축물보다 고급스럽게 보인다. 극장 본래의 기능에 충실하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지만 건물 외부로 난 창이 극히 제한적이란 점도 이 건축물의 특징이다. 특히 창의 모양이 원형으로 돼 있어 사각의 요소가 지배적인 건축물에 일종의 악센트를 부여한다. 김 대표는 “건축물은 본래의 기능 외에 도시의 상징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서울에도 서울을 서울답게 하는 건축물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씨네시티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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