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세를 확인한 구리는 안전 위주로만 끝내기를 했다. 흑43은 참고도1의 백1이하 5로 패를 내는 수단을 방지한 것. 이 바둑을 둘 때만 해도 구리는 끝내기가 비교적 서툴었다. 힘은 장사였지만 끝내기의 섬세함은 아직 터득하지 못하고 있었다. 후일 구리가 고백한 말이 있다. “나는 한국 기사들에게서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끝내기의 요령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한국 기사들을 통하여 공부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최철한과 박영훈이 끝내기의 고수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이창호와 두어 보니 역시 이창호가 그 방면의 최고수였다.” 원래 3집반은 너끈히 이기는 바둑이었는데 구리가 끝내기를 엉성하게 하는 바람에 반집 승부가 되었다. 그러나 역전까지 연출되지는 않았다. 흑79는 말도 안되는 실수. 참고도2의 흑1로 끊고 5까지로 끝내기를 할 자리였다. 여기서 2집 정도의 손해를 보았다. 흑87도 실수. 가에 끊는 맥점을 놓치고 말았다. 흑가면 백은 나로 받을 것인데 그때 88의 자리에 단수치는 데까지가 흑의 권리였다. 여기서 또 2집의 손해를 보았다. 흑91이 놓인 시점에서 와서는 흑의 반집 승리가 확정되었다. 한중신인왕전은 구리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191수이하줄임 흑반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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