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매각공고가 일주일가량 앞당겨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당초 예정보다 일주일 정도 이른 다음주 중에 매각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매각 지연에 따른 대우조선해양의 누수현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의 실사 반대로 매각 일정이 2개월가량 늦춰진 점을 감안해 앞으로의 일정은 최대한 빠르게 진행시켜 연내에 매각을 끝낸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휴가가 끝나는 오는 19ㆍ20일 거제조선소를 방문해 현장실사를 마친 뒤 다음주 후반에 매각공고를 낼 계획이다. 매각공고가 난 후 1~2주의 인수의향서 접수기간을 거쳐 후보자 선정, 매수자 실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별 문제 없이 진행된다면 10월 중순께에는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과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실사 마무리 단계에서 바로 매각공고를 해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산업은행의 의지가 확고하다”며 “노조 측은 실사가 완전히 마무리된 후 매각공고를 할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산업은행은 이미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만큼 현장 실사를 진행하는 중에 매각공고를 내도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광장, 언스트앤영 한영회계법인 등으로 구성된 산업은행 실사팀은 늦춰진 일정을 따라잡기 위해 실사가 재개된 지난 7월31일부터 주말도 잊은 채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산업은행은 매년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실적을 보고 받아왔기 때문에 굵직굵직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이처럼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는 공기업 민영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현 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도 있지만 매각이 지연될수록 악화되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 약화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심각한 경쟁력 약화에 시달리고 있다. 핵심인력들이 잇달아 경쟁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해외 수주전에서도 매각과정이 진행 중인 점이 약점으로 작용해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인수 후보 기업들의 정보전이 본격화하면서 대외비에 가까운 회사 정보들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해 보안관리를 한층 강화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가장 큰 경쟁력은 뛰어난 인재인데 매각이 지연되면서 이들을 스카우트해가는 경쟁사들이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라며 “일부에서는 유력 인수 후보 기업에 줄을 서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절대 외부로 나가서는 안 될 정보들이 유출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 역시 이 같은 회사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세종 대우조선해양노조위원장은 “회사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예정된 매각일정에 따라 매각하는 데 찬성한다”며 “다만 매각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며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업이 인수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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