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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출혈경쟁… 2000원 마지노선 무너지나

홈쇼핑·인터넷몰 폭발적 성장세로

"1원이라도 더 싸게" 물량 수주 치열… 작년 배송단가 2,250원 역대 최저

올 농협까지 가세 추가하락 불보듯… 저가 수주 고착화로 공멸 위기감


택배업계의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택배 단가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 상반기 농협까지 택배 시장에 가세하면 저가 수주로 택배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15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택배 물량의 90%를 차지하는 기업간개인(B2C) 택배의 지난해 평균 배송단가는 2,250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3년 평균 단가 2,303원보다 2.3%가 줄어들어 사실상 원가 수준에 근접했다. 이대로라면 택배업계의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택배 단가 2,000원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택배 단가는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매년 소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0년을 전후로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단가 경쟁이 치열한 탓에 급격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소셜커머스 등 신생 유통업체의 등장으로 물량 수주가 치열해지자 대형 기업고객에게는 건당 1,500원선까지 단가를 책정하는 등 출혈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택배 단가를 현실화하고 싶어도 경쟁사가 저가로 입찰하기 때문에 기업고객을 유치하려면 1원이라도 싸게 단가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으로 받는 단가가 낮으니 일선 현장에서 힘들게 근무하는 택배기사에 대한 처우 개선도 뒤따라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 단가의 추락은 택배업계 스스로가 초래한 탓도 있다는 지적이다. 급증하는 택배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저마다 단가 경쟁에 매몰되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단가가 하락가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일부 업체들은 그간 택배 단가 현실화에 나서기도 했지만 결국 경쟁사의 가격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저가 수주를 답습하고 있는 게 현실.



택배 단가는 농협이 택배 시장에 진출하는 올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농협은 이미 택배사업 진출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정하고 인수합병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000억~1,500억원 가량의 자금으로 KGB택배나 로젠택배 등 기존 중소업체를 인수해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산지의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택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농협의 기본 방침이지만 전체 택배 물량에서 농수산물의 비중이 7% 안팎에 불과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높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지난 1999년 우체국의 택배 시장 진출로 평균 택배 단가가 500원가량 급감했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자산 290조원에 계열사 44개를 거느린 농협이 공격적으로 택배 시장에 뛰어들면 택배 단가의 하락이 더욱 심화되고 기존 택배업체는 직격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는 3만 5,000여명에 달하는 전국 택배기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택배업계 전체의 존립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류경영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최시영 아주대 물류SCM학과 교수는 "택배업체의 경쟁력 확보와 택배기사의 처우 개선은 결국 택배 단가를 현실화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정부 차원에서 최저임금제와 비슷한 개념의 최저운임제를 도입해 택배 단가의 하한선을 두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단가를 인상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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