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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성장률 환란이후 최저] 사스등 계절요인 감안땐 선방한 셈

2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9%는 최악의 수치다. 외환위기 이후 4년 6개월만의 최저치. 그런데도 이를 발표하는 한국은행은 오히려 안도하는 분위기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는 한국경제가 바닥을 딛고 올라설 기미가 보인다는 것. 조성종 경제통계국장은 “만족할 수 없는 수치지만 이 정도면 한국 경제가 그나마 선방한 것이라고 본다”며 3분기 성장률은 아무리 안돼도 2%는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번째는 지난 7월10월 하반기 경제전망을 내놓을 때 예상했던 1.9%가 족집게처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한은이 정확한 경기 예측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한은이 제시하는 긍정적 시나리오에 신뢰감을 더해주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고 하반기 수출에 탄력이 붙으면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다소 풀리고 투자도 서서히 살아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한은은 다만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와 설비투자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실제와 체감경기간 괴리감이 커지고 가계부채, 노사분규 등 각종 사회문제와 맞물려 경기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장률 환란후 최저=경제성장률은 IMF 환란후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연간 6.3%를 기록했지만 1ㆍ4분기에 3.7%로 반 토막이 난 후 또다시 전분기의 절반수준인 1.9%로 내려앉았다. 외환위기 당시 수준이다. 주된 요인은 저조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소비는 지난 98년 4ㆍ4분기 –9.2%를 기록한 후 줄곧 증가세를 유지해왔으나 이번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했다. 내수는 2001년 하반기부터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해왔으나 가계부채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과 정부의 억제정책으로 아직까지 회복 기미조차 보이고 있지 않다. 투자의 내용도 좋지 않다.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건물 등 건설투자 호조로 작년동기대비 3.5% 성장했지만 1ㆍ4분기(4.8%)에 비해선 둔화됐다. 특히 기계류투자는 전년동기대비 1.0% 감소했고 운수장비투자 역시 0.3% 줄었다. 경제성장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부진이 저조한 실질GDP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정리할 수 있다. ◇하반기 살아날까=문제는 최악을 기록한 2ㆍ4분기의 바닥을 찍고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한은은 올 하반기 돌파구를 수출에서 찾고 있다. 교역조건이 악화로 증가세가 다소 힘을 잃고 있지만 둔화됐지만 확실하게 기댈 곳은 수출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수출 역시 2ㆍ4분기 성적은 좋지 않다. 섬유, 의복 등 경공업제품(-0.8%)과 석유제품의 수출이 감소하고 자동차, 반도체, 통신기기 등 중화학공업제품(13.3%)의 수출증가세 둔화로 재화수출 증가세가 12%에 그쳤다. 1ㆍ4분기(19.8%)의 절반 수준. 사스(SARS) 영향으로 외국인 여행객의 국내지출이 크게 줄면서 서비스수출도 6.1% 줄었다. 그럼에도 전망은 밝은 편이다. 미국, 일본 등 세계경제가 속속 회복세로 돌아서는 데다 10% 초반으로 예상됐던 7, 8월 수출 증가세가 각각 15.5%, 19.2%(20일 현재)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최근 산업은행 조사에 따르면 국내 150개 대기업의 하반기 설비투자 규모는 47조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1.3% 늘어날 전망이다. 한은은 수출 호조가 대규모 수출업체의 투자본격화→중소기업으로의 확산→소비심리개선→내수안정→경기회복세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낳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사문제가 경제회복 `복병`=한은이 지난 7월 전망한 3ㆍ4분기 실질GDP 성장률은 2.7%. 지난 2ㆍ4분기의 성적이 좋지 않지만 하반기 이후의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하반기 3.3%, 연간 3.1%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규영 부총재보는 “하반기에는 대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정부의 추경집행에 따른 건설투자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수출이 당초 전망보다 호조세를 보여 경제가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반대의 시각도 적지 않다.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소비와 투자가 관건이다. 분위기는 호전되도 완전회복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다. 개선되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의 거시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티그룹은 최근 발표한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지만 경기가 반등하는 기미가 너무 미미하다”며 “본격적인 회복을 위해선 추가로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노사문제다. 조성종 국장은 “하반기 호전 전망은 예상치 못한 노사문제가 불거지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내린 전망”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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