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상장을 통해 성장성 있는 우량사로 변신하는 코스닥기업이 잇따르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유비스타, 유비프리시젼, 팬텀 등이다. 그동안 우회상장은 상장요건에 미달되는 비상장사의 상장심사 회피수단이나 우회 상장후 자본이득(시세차익)만 노리는 일부 불건전한 자금의 악용수단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들 종목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우회상장한 뒤 시너지창출에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코스닥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해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한 기업 10여곳 가운데 수익이 나거나 성장성이 있는 기업으로 유비스타, 유비프리시젼, 팬텀 등 3개사를 우수 M&A 사례로 꼽고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이들 기업은 장기간 적자 및 자본잠식, 횡령사고 등으로 한계기업에 다다랐지만 우량장외기업의 우회상장을 통해 우량기업으로 전환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협의회측 설명이다. 유비스타는 지난해 3월 인텔링스의 서춘길사장이 엑세스텔레콤을 인수 합병한 뒤 우회상장했다. 올 초 사명을 엑세스텔레콤을 유비스타로 바꿨다. 유비스타는 시너지효과가 창출되면서 올해 대규모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비스타측은 이날 IR을 통해 올해 매출액 1,710억원, 영업이익은 132억원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목표치가 달성될 경우 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게 된다. 유비프리시젼도 반도체검사장비업체인 솔트론이 지난 5월 세안아이티를 흡수합병한 후 사명을 변경했다. 이 회사는 기업설명회를 통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로 지난 6월 공시 수치보다 높은 117억원을 제시했다. 순이익은 8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57.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프공 제조업체인 팬텀은 올들어 음반사인 이가엔터테인먼트, DVD유통사인 우성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고 매니지먼트사인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를 연말까지 흡수 합병할 계획이다. 송선재 CJ투자증권 연구원은 “팬텀이 연말까지 비주력사업부의 물적분할 등을 통해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 거듭날 것”이라며“사업 다각화의 시너지효과를 바탕으로 향후 실적개선이 예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3개사 외에 비에스이홀딩스도 M&A를 통해 실적개선을 이뤘다. 옛 디지털캠프가 주식교환을 통해 휴대폰용 마이크로폰 세계1위업체인 비에스이를 100%자회사로 편입한 비에스이홀딩스는 지난 2분기 순이익 1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퇴출기업 등 부실기업이 불건전한 자금을 동원해 시도하는 M&A는 경계해야 하겠지만 우량장외기업의 우회상장은 M&A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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