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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기계 '임펠러' 국산화로 경쟁력 키워… 엔저 뚫고 두자릿수 성장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BG 창원공장 가보니

두산 인프라코어 공작기계BG 직원이 지난 22일 경남 창원시 남산공장에서 최신형 공작기계 ''FM 200/5AX''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인프라코어

차량 내 공기압축 장치 ''임펠러''

글로벌 경기침체·日 저가 공세에 시장 다변화·생산 유연화로 맞서

1분기 매출 작년보다 11% 늘어… 中굴삭기 부진에도 버팀목 역할

"세계 3대 공작기계업체로 도약… 생산성·정밀도 높이자" 구슬땀


많은 수출 기업이 계속되는 엔저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개중에서도 전통적으로 일본이 주도해온 기계업종의 사정은 더 어렵다. 기술력과 인지도에서 절대적으로 앞서는 일본 제품과 맞서는 국내 업체들의 주 무기는 가격이었는데 최근 일본 제품값이 20% 이상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제아무리 외부 상황이 어려워도 저력이 있는 기업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일본 제품의 공세로 상황은 최악이지만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BG(사업 부문)는 지난 1·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증가한 3,039억원을 기록하며 성장했고 2·4분기에도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작기계 부문의 선전은 중국 굴삭기 부진으로 고전하는 회사 전체 실적에도 버팀목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전체 사업에서 공작기계BG의 매출 비중은 17.2%였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34.7%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11.9%로 제조업 중 단연 으뜸 군에 속한다. 김석준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BG 상무는 "유럽과 아시아·미주 등 시장을 다변화했고 일본과 맞붙을 때는 고사양 제품보다는 범용제품을 제때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전략을 취했다"며 "핵심 부품 외에는 협력업체를 활용함으로써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점도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찾은 일 경남 창원시 두산인프라코어 남산공장은 무더위 속에서도 엔저를 이겨내고 세계로 향하는 공작기계를 만드느라 분주했다. 공장 출입문을 지나자마자 대형 지게차가 사람 키 높이 두 배 만한 은색 박스 수십여개를 나르고 있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보낼 제품들이었다. 공장의 한 관계자는 "운송 중 손상이나 녹스는 것을 막기 위해 철제 진공 포장을 한다"며 "연초 상황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제조업체가 많아 2·4분기, 3·4분기에 제품이 많이 출하된다"고 말했다.

공장 내부에서는 쇳덩어리 상태의 소재가 가공→도장→조립→검사를 거쳐 최종 포장에 이르는 공정 전체를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4월 상용화한 최신형 공작기계 'FM 200/5AX'에는 작업자가 세심한 손길로 마무리 조립 중이었다. 이 기계는 5축으로 움직이며 국내 최초로 어린아이 주먹만 한 차량 내 공기압축 장치 '임펠러(사진)'를 가공할 수 있는 장비다. 5축이란 가공 대상 소재가 놓인 받침대가 두 방향으로 움직이고 소재 가공 공구는 세 방향으로 동시에 움직여 모두 5개 방향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전에도 5축 기계는 있었지만 정밀도와 속도·안정성 문제로 임펠러를 만들지 못해 모두 수입산을 써야 했다. 이 장비의 회전축은 분당 4만번 도는데 현존 기계 중 가장 빠른 수준이며 일반 기계(1만번 회전)보다 속도가 네 배 빨라 생산성도 월등히 뛰어나다. 일반 공작기계가 조립하는 데 1~2주 걸리는 것과 달리 이 제품은 전담 직원 한 명이 1개월을 꼬박 매달려야 한다. 김 상무는 "일본 등 외국 제품이 독차지하던 소형 정밀 공작기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공작기계 부문에서 영국·이탈리아·우크라이나 1위, 러시아·터키 2위, 중국 3위, 미국 5위를 기록했다. 절대 강자 일본과 전통적 강국 독일 기계업체와 경쟁한 것치고는 나쁘지 않지만 대형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는 여전히 후발주자다.

계속되는 엔저는 큰 걸림돌이다. 김 상무는 "일본업체들이 지난해 가격을 유지한 채 이익금을 쌓으며 투자금을 모은 뒤 올해는 본격적으로 엔저를 반영해 가격 공세를 펼쳐 어려운 상황"이라며 "꾸준한 연구개발(R&D)로 기계 생산성과 사용 편의성, 정밀도 등을 높여 5년 뒤 세계 3대 공작기계업체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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