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수수료 협상을 둘러싼 대형가맹점과 카드사의 힘겨루기가 장기화되며 또다시 양측 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가 지난 1일부터 주요 카드사의 인터넷요금 자동납부 접수 대행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주요 카드사들은 부랴부랴 고객들에게 '인터넷요금 자동납부 등록을 통신사에 직접 신청해달라'고 공지를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연초부터 주요 카드사들의 인터넷요금 자동납부 접수 대행서비스를 중단했다.
통신사들의 이와 같은 움직임에 주요 카드사들은 대형가맹점들이 실력행사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부터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카드 가맹점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해 카드사의 자동납부 접수 대행 제휴를 중단한 바 있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협상이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자 통신사들이 카드사에 추가적으로 알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카드사 관련 제휴를 중단해도 이미 카드로 통신 및 인터넷요금을 자동납부하던 기존 고객은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
통신사와 카드사들은 지난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른 새로운 가맹점수수료체계에 따라 수수료율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적정 수수료율로 기존의 1.5%를 고수하고 있고 카드사들은 1.8~1.9%의 수수료를 제시하고 있어 양측 간 입장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이 통신사들에 법적 조치 검토 방침을 밝히고, 통신사들이 일부 카드사에 소송까지 고려하면서 갈등 양상이 악화했다.
사정은 다른 대형가맹점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통신사 외에 대형마트나 항공사 등의 대형가맹점들도 카드사들과 가맹점수수료율 산정을 놓고 지루한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물론 수수료율 협상이 이달을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가맹점과 카드사 간 모두 새 정부 출범 전 가맹점수수료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최근 새로운 가맹점수수료율을 들여다보기 위해 카드사들에 특별검사를 한 차례 연장해가면서 실시하는 것도 가맹점수수료 문제를 하루속히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수수료 협상 시한이 길어질수록 가맹점과 카드사에 득이 될게 없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며 "애초 대형가맹점이 부담하기로 한 수수료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협상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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