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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다문화주의로 갈 것인가


요즘 김장철이다 보니 지역구 내 여러 곳에서 김장행사가 있을 때마다 참여하게 된다. 올해는 특히 다문화가정의 주부들이 이런 행사에 주빈으로 초대되는 일이 많다. 우크라이나ㆍ필리핀ㆍ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다문화 며느리'들이 서툰 솜씨로 김장을 담그며 매운 김치소 맛을 보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우리 문화에 적응해가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다. '다문화가족'이란 말이 우리나라에서 본격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몇 년 되지 않았다. 이제는 외국인 거주자가 우리 국민의 2.5%에 이르고 국제결혼이 10%를 넘어서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노동력 부족으로 이민자가 급증했다. 유럽 각국은 다문화주의라는 이름 아래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 온 사람들이 자기 문화와 풍습을 지키고 공존하는 것을 존중했고 장려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 나라에 여러 문화집단이 섞이지 못하고 살게 되자 심각한 문제들이 일어났다. 이질적인 문화집단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고 사회 갈등과 분열은 심화됐으며, 특정 종교 계열의 급진주의는 국가안보까지 위협했다. 지금 유럽 곳곳에서 다문화주의가 무너지고 있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론 총리는 다문화주의 실패를 선언했고,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다문화주의를 포기하겠다고 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다문화주의가 독일에서 완전히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2주 전에 유럽에서 만난 많은 현지 인사들은 "한국도 다문화주의의 폐해를 경험하기 전에 신중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문화주의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과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다문화주의는 동화주의에 반대되는 정책이다. 다문화주의는 이민자가 이질적인 문화를 가지고 그들끼리 다른 집단을 이뤄 따로 살도록 조장하는 정책이고, 동화주의는 이민자를 기성 문화에 동화시켜 같은 국민으로 통합시키는 정책이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 금지와 지원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문화정책은 다문화주의가 아닌 동화주의가 되는 것이 옳다. 그래야 유럽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다. 다문화라는 이름 아래 사회가 분열되고 무너지기 전에 국민적 합의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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