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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땜질처방 우유 원유가격 연동제 근본 대책 세워라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결정된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은 올라가고 반대면 가격이 내려간다. 이런 가격 결정의 작동원리가 훼손되면 수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우유 원유가격을 정하는 원유가격연동제가 대표적이다. 2013년부터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는 말 그대로 생산원가에 연동해 자동으로 원유가격이 정해지다 보니 수요와 공급은 끼어들 틈이 없다.

우유 원유생산자단체인 낙농진흥회가 1일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른 인상 요인이 있음에도 원유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수요와 공급을 고려하지 않고 가격을 인위적으로 결정해 생기는 시장가격과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이대로는 가격 왜곡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원유가격연동제에 맞춰 계산한 원유가격 인상분은 ℓ당 15원이다. 하지만 계산대로 인상할 경우 우유 제품값 인상으로 연결되고 이는 그러잖아도 급감하는 우유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다. 공급 쪽도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유 제품을 만드는 유가공 업체는 낙농가가 생산하는 원유를 일정한 양만큼 정해진 가격에 무조건 사들여야 한다. 이른바 쿼터제다. 소비는 줄어드는데 다 팔지도 못할 원유를 계속 사들여 분말로 쌓아놓은 재고물량이 4월 현재 사상 최고 수준인 2만7,101톤에 달한다. 적정 재고물량은 1만톤이다.

원유가격연동제는 도입 때부터 말이 많았고 도입 이후에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 국제경쟁력 차원에서도 근본대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 지금은 생산원가를 보전해주다 보니 생산성 향상을 꾀할 이유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원유가격이 3분의1 이하인 낙농 선진국의 제품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외국의 값싼 우유 제품이 우리 낙농기반을 흔들기 전에 체질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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