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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가세… 「달러사재기」 열풍/1불=880원
입력1997-02-18 00:00:00
수정
1997.02.18 00:00:00
김상석 기자
◎무역적자 가중·정세 불안 환율상승 부채질/올들어 4.1% 절하… 9백원선상승 전망원화가치의 하락세가 멈출줄 모르고 있다. 원화의 약세지속은 우리경제의 대외적 성적이 뒷걸음치고 있다는 증거에 다름아니다.국제적인 달러화 강세기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올들어서도 경상수지 적자폭이 줄어들줄 모르는데다 환율의 추가적인 상승을 예상한 투기적인 세력까지 매수세력에 가담, 「달러화 사자」열풍이 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화의 대미달러화 환율은 17일 장중한 때 달러당 8백80원을 기록, 10년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원화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지난해말에 비해서는 4.1%, 95년말에 비해서는 12.0%나 절하된 것이다.
올들어 국내 경제상황을 감안해 보더라도 원화가치의 하락은 이미 예견됐다. 1월중 무역수지 적자(통관기준)가 월중 사상 최대치인 34억8천만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이달들어서도 지난 10일까지 통관기준 수출입차가 15억달러 적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원화가치의 급락을 부채질한 것은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달러화 강세다.
엔화의 대미달러화 환율은 뉴욕외환시장 기준으로 지난해말 달러당 1백15.85엔이었으나 17일 동경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1백24.70엔까지 올랐다. 이기간동안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7.1%나 절하된 것이다.
따라서 원화의 대미달러화 환율은 엔·달러화 환율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아직 고평가된 수준이다. 이는 결국 원·달러화 환율의 상승이 불가피하고 그만큼 앞으로도 상승여력을 안고 있다는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를 낳게 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때문에 대기업, 특히 수출업체들은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보다는 외화예금으로 예치, 환차익을 노리고 있고 최근 그런 외화예금이 20억달러선에 이른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의 불안한 사회상황이 일반인의 달러수요를 촉발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결국 원·달러화 환율과 엔·달러화 환율의 연계성이 높아진 마당에 향후 원·달러환율의 움직임은 엔·달러환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 8일 개최된 G7 정상회담에서 환율안정을 위한 합의를 기대했던 외환시장 참여자들이 예상과는 달리 달러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합의가 도출되지 못하자 결국 당분간 달러화는 강세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적인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에서 국내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원화가치의 추가적인 하락은 불가피하다는게 외환시장 주변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원화의 대미달러화 환율은 외환당국의 대응과 국제외환시장의 엔·달러화 환율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긴 하지만 달러당 9백원선까지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대두되고 있다.
한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는 원화환율이 오는 2000년까지 달러당 1천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그만큼 우리 경제가 갈수록 취약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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