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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텍사스 전기톱 연쇄 살인사건 제로'

관객 압도하는 거친 화면·기괴한 음향 "이렇게 잔혹할수가…"


2004년 단돈 12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든 ‘쏘우’가 제작비의 50배에 달하는 흥행수익을 올리며 전세계적으로 히트하자 할리우드 제작사들은 영화의 성공 비결을 벤치마킹해 앞 다퉈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성공비결이란 ‘가능하면 잔인한 장면을 관객에게 많이 보여주는 것’. ‘할로윈’, ‘13일의 금요일’등 1980년대 스플래터 영화의 잔인함을 훨씬 뛰어넘는 잔혹 영화들은 주로 미국 할로윈 시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개봉돼왔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 살인사건 제로’도 이 같은 영화들과 맥을 같이 한다. 영화는 1974년 제작돼 전세계적으로 히트했던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의 프리퀄(오리지널 영화에서 사건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설명해주는 속편)을 표방하지만 일반적 프리퀄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간다. 프리퀄 영화들이 대부분 원작의 사건과 인물에 대한 분석ㆍ탐구 등에 관심을 집중하는 데에 비해 이 영화는 순수하게 살인마들의 첫 살인사건을 묘사한다. 영화는 ‘범인들은 왜 이런 잔혹한 살인사건을 저질렀나’, ‘어떤 것들이 이들을 이토록 잔혹하게 만들었나’ 등 근본적인 질문에는 어떤 답도 내주지 않는다. 대신 이들이 앞으로 벌일 수많은 살인사건 중 첫번째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만 보여준다. 그것도 최대한 잔인하게. 영화는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9년을 배경으로 네명의 남녀가 연쇄 살인마 휴이트가족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과정을 그린다. 공포영화들의 가장 흔한 스토리 중 하나를 차용한 영화는 일반적인 공포영화의 공식에서 한치의 벗어남도 없이 쭉 이어진다. 때문에 실화를 바탕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신선한 부분 없이 식상하다. 대신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은 화면과 사운드를 통해 관객을 압도한다. 거친 질감으로 표현된 화면과 온갖 기괴한 음향효과 덕분에 영화는 진짜로 잔혹하다. 영화 내내 울려 퍼지는 전기톱 소리도 신경을 거슬린다. 게다가 상영시간 내내 살인과 난도질 장면이 이어진다. 때문에 일반적인 영화팬들은 즐길만한 영화가 아닐지도 모른다. 역시 이 영화는 마니아 취향. 최근 ‘쏘우’ 시리즈가 쏟아내고 있는 잔혹한 화면에 거부감이 들지 않았거나, 오히려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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