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개발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무력시위에 나서기로 하면서 호르무즈해협의 긴장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수주일 내 미군과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열흘 일정의 합동 군사훈련을 벌일 계획이라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최근 이란군이 페르시아만에서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서는 등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데 대한 경고로 분석된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미사일 방어를 포함한 사상최대 규모의 훈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자금지원으로 이란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애로(Arrow)' 방공체제를 구축해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경제 제재에 이어 군사적 측면에서도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지만 이란은 짐짓 여유 있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지난 32년간 수많은 압박을 당해왔다"며 "이번 경제 제재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이 같은 배짱은 석유금수 조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당장 지난 4일 이란산 석유수입 금지에 잠정 합의한 EU 내부에서조차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5일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석유금수 조치는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특히 이탈리아 석유 업체들이 이번 제재로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내 코가 석자'인 이탈리아 입장에서 급진적 경제 제재에 따른 석유값 폭등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U에 이어 일본 역시 이란 석유금수 조치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보도했다. 다만 전력부족을 겪고 있는 일본의 사정상 전면 수입금지가 아닌 물량축소의 형식을 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에 대해 일본과 한국 등이 수입 제재에 동참할 경우 현재 배럴당 113달러 선인 브렌트유 가격이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