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 당국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미래저축은행은 최근 충남 소재 골프장을 2,1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래저축은행은 지난해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계열 저축은행 1곳과 함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마이너스로 나타나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포함됐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대주주가 제출한 자구계획의 실현성이 높다고 판단해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했다.
미래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680억원가량 많은 상태였다.
업계 관계자는 "골프장 매각 대금이 정상적으로 들어올 경우 자본잠식 상태를 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현재 미래저축은행의 골프장 매각이 실질적으로 현금이 유입되는 이른바 '진성 매매'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는 전해졌다.
앞서 미래저축은행과 같은 시기에 적기시정조치를 유예 받은 B저축은행도 서울 강남구의 사옥을 200억원에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B저축은행은 업계 '빅3' 중의 한 곳으로 자산이 2조원을 넘는다.
한편 금융 당국은 이달 말까지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한 6개 저축은행들의 자구안 이행 여부를 최종 점검한 뒤 다음달 중 영업정지를 포함한 적기시정조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당국은 이달 말 금감원의 점검 결과를 토대로 회계 기준 등을 놓고 문제 저축은행들과 치열하게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부 대형 저축은행들이 금감원의 점검이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이뤄진데다 지난해 점검 때와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주장해 적지 않은 마찰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일각에서 일관성 문제를 지적하는 시각이 있어 자체적으로 파악해본 결과 그리 큰 문제를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해 금감원의 점검 결과를 토대로 구조조정을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앞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한 강연에서 "지난해 무수한 부작용을 각오하고 저축은행 뇌관을 뽑았다"면서 "앞으로 같은 상황이 와도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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