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한 달째 1,800포인트대 감옥에 갇혀 있지만 실적과 업황 회복으로 신고가를 이어가는 종목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어닝시즌을 맞아 국내 증시에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여행, 모바일 게임 등 구조적인 성장과 실적개선을 보이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7일 호텔신라는 유가증권시장에서 6.37%(4,000원) 오른 6만6,8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호텔신라의 주가 상승은 2ㆍ4분기 면세점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관은 이날 호텔신라를 31만9,244주 사들인 것을 포함해 이달 들어 106만5,183주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2ㆍ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5,630억원, 영업이익은 290.8% 증가한 3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 4ㆍ4분기 이후 급격히 진행된 원화강세 기조로 면세사업 마진이 줄어들었지만 지난 1ㆍ4분기부터 환율이 개선되면서 2ㆍ4분기 실적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7개월간 리모델링이 진행되던 서울 장충동 호텔이 8월1일 재오픈하고 제주도 시내 면세점 증설도 빠른 시일 내에 최종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샘도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이날 3.83%(1,300원) 오른 3만5,200원을 기록,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샘은 전날 별도 기준 2ㆍ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8.7% 늘어난 2,359억원, 영업이익은 90.6% 늘어난 196억원으로 분기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고 발표했다. 한샘의 실적개선에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한샘을 순매수하며 강세를 이끌고 있다. 정홍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은 2010년 3ㆍ4분기 이후 11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다 국내 가구시장에서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져 추세적인 매출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셋톱박스 선두업체인 휴맥스도 실적 기대감에 기관투자가의 투자가 집중되면서 코스닥시장에서 2.20%(300원)오른 1만3,95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주가다. 기관투자가는 6월28일부터 14거래일 연속 휴맥스를 사들였으며 12일부터는 외국인도 순매수 대열에 가세했다.
김운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지역 매출이 정상화하면서 2ㆍ4분기 매출액은 1ㆍ4분기 대비 28% 증가한 2,909억원, 영업이익은 3배 이상 증가한 102억원으로 예상된다"며 "3분기에도 유럽과 남미 지역의 성장이 이어지면서 2ㆍ4분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164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프트맥스도 6월27일부터 시작해 15거래일 동안 단 한번도 떨어지지 않고 오르는 '불꽃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7.40% 오르며 2만2,500원에 거래를 마쳐 상승랠리 이전 주가(1만2,000원)의 2배 가까이 올랐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신작게임 '이너월드'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너월드는 인기게임인 '창세기전' 개발진이 NHN의 한게임과 함께 만든 카드 롤플레잉 모바일 게임으로 11일 구글플레이와 T스토어를 통해 출시됐다. 15일 기준으로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7위에 올라있다. 카카오톡을 활용하지 않는 게임 중 가장 좋은 실적이다.
전문가들은 낙폭과대 대형주의 반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실적과 업황이 개선되는 선진국형 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상용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어 낙폭과대 종목의 반등 현상은 장기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선진국형 산업인 온라인ㆍ모바일 게임시장과 여가 트렌드에 맞춘 쇼핑ㆍ여행ㆍ외식 등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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