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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운영씨 '불법도청' 묵인 이유 있었네

도둑이 제발 저려 남의 절도행각 눈감은 격

국정원의 도청실태 조사 결과 발표로 1999년 천용택 당시 국정원장이 공운영 전 미림팀장의 불법도청과 도청테이프 유출사실을 알고도 처벌하지 못했던 궁금증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공씨의 불법도청 및 도청테이프 유출, 삼성에 대한 협박은 명백히 통신비밀보호법과 국정원직원법 등을 위반한 행위임에도 별다른 제재 조치 없이 테이프를 회수하는 선에서 사건이 마무리돼 그동안 그 배경을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천 전 원장과 공씨의 뒷거래 의혹. 1999년 당시 국정원이 회수한 도청 테이프에 천 전 원장 본인이나 김대중 당시대통령 등 정부 핵심인사들에 대한 말 못할 자료가 담겨 있었기 때문에 처벌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공씨와 일종의 타협을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공씨가 퇴직후 국정원의 이권사업인 통신관련 사업을 따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정원과 공씨간 모종의 뒷거래가 이뤄졌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런 의혹이 불거지자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이던 이건모씨는 연합뉴스에 보낸자료를 통해 국정원이 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국정원의 도청테이프 존재사실자체가 공개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공씨를 사법처리할 경우 도청 테이프 존재가 세상에 알려질 것으로 판단, 내가직무유기로 훗날 처벌받을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독자적 판단으로 문제삼지 않기로했으며 뒷거래도 없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이날 국정원의 진상조사 발표를 보면 도청테이프 존재사실을 은폐하기위한 목적보다는 당시 국정원에서 불법도청이 현재진행형으로 계속중이었다는 `극비불법행각'을 숨기려는 의도가 더 컸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 국정원의 불법도청이 DJ 집권 후 미림팀이 해체된 1998년 2월이 아니라 2002년신건 국정원장 재직 중에 중단돼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계속됐다는 사실이 새로이밝혀졌기 때문이다. 천 전 원장이 자신이 재임중인 기간에도 국정원의 도청행위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 정권의 도청행위를 문제삼아 공론화시킨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느냐 하는 것이다. 공씨를 사법처리할 경우 국민의 정부 시절에도 자행됐던 도청행위가 외부에 알려질 우려가 농후한 상태여서 쉬쉬하면서 공씨의 입막음에 급급할 수 밖에 없었던것으로 여겨진다. 제발 저린 도둑이 자신의 도둑질이 드러날까 두려워 남의 도둑질을 함부로 처리하지 못한 셈이다. 천 전 원장의 측근은 연합뉴스에 "천 전 원장이 공씨를 직접 접촉할 이유가 없었다. 있을 수 없는 일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부정적 반응을 전했지만 이번 국정원 조사 결과로 천 전 원장이 직접 나서서 공씨를 처벌하지 않은 이유를 명백히 밝혀야할 때가 됐다는 게 법조계 주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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