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미래 글로벌시장 지배력 강화 포석 피인수 위협 벗고 세계 2위 도약 가능성 박태준 기자 june@sed.co.kr 포스코의 글로벌 구상은 무엇인가. 인도와 베트남에 근거지를 마련 중인 포스코가 현재 가장 취약하다고 여기는 것은 글로벌 시장 전반을 대상으로 한 포트폴리오. 이구택 회장 역시 "아시아 밖에서 매출의 5% 이상이 이뤄지지 않는 한 포스코가 글로벌화됐다고 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은 이 같은 포트폴리오 고민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유럽 및 북미 지역 근거지는 '글로벌 포스코'의 중장기 과제이기도 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세계 철강산업의 본거지인 미국이나 유럽에 주목하는 것은 미래의 시장 지배력 강화를 염두에 둔 포석일 것"이라며 "최근 철강 분야에선 규모의 경제력이 부쩍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치겠다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철강시장은 현재 덩치 키우기를 최고의 화두로 삼아 글로벌 기업간 대형 인수합병(M&A)과 합종연횡을 진행하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선 포스코 역시 어떤 형태로든 정면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철강사들이 최근 브라질 CVRD와 호주의 BHPㆍ리오틴토 등 글로벌 철광석 공급업체들과팽팽한 힘겨루기를 보이고 있는 점도 포스코의 경영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철광석 업체와 철강업체들이 국제 원자재 공급가격을 놓고 대등한 협상을 펼칠 수 있으려면 그만큼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조강생산 1억2,000만톤의 아르셀로미탈 정도가 손꼽힌다. 포스코 역시 현재의 덩치를 두배 이상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철강업계는 벌써부터 포스코의 전략적 제휴 대상으로 미국의 US스틸과 독일의 티센그룹을 꼽고 있다. US스틸은 조강 생산량 2,100만톤 규모로 세계 6위, 티센그룹은 1,680만톤으로 세계 12위 철강업체다. 양사 가운데 어느 한 곳과 손을 잡는다면 포스코의 영향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일각에선 포스코가 전략적 제휴단계를 넘어서 글로벌 M&A에도 적극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세계철강협회 회장으로 선임된 이 회장은 이날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총회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M&A란 시너지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이제까지는 매력적인 대상이 없었다"며 "(하지만) 앞으로 좋은 대상이 나온다면 우리도 M&A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비록 전제조건이 달려 있다지만 그동안 글로벌 M&A시장을 무관심하게 바라보던 '예전의 포스코'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때문에 "앞으로 10년간은 철강업계의 M&A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포스코로서도 그동안의 피인수의 위협에서 벗어나 역으로 M&A 시장의 포식자로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현재 포스코는 28%의 우호지분을 확보했고 지난해 20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최근 70만원을 웃돌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이저 철강사들은 포스코를 세계 철강업계 재편의 핵심변수로 보고 있다"며 "당분간 포스코의 행보에 모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7/10/10 18:22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