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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현대차] <중> 내우외환의 경영 환경

안방선 수입차·美선 일본차에 고전… 고성능·픽업 생산 서둘러야

엔저에 신흥국 환율도 문제

리스 등 車금융 정교화하고 수입차와 기술 간격 좁혀야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내수 점유율은 68.1%에 그쳤다. 지난 1월(65.9%)에 비해서는 올랐지만 여전히 지난해 월평균(69.3%)에 못 미친다. 현대차는 이달 들어 할부금리를 1%포인트 내리고 판매를 확대하고 있지만 한때 76.8%까지 갔던 점유율과는 차이가 크다.

해외 상황도 만만치 않다. 엔저에 러시아나 브라질 같은 신흥국의 환율이 문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내우외환의 경영환경에 빠져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800만대를 팔면서 글로벌 '톱5'의 위치를 확고히 했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안방에서는 수입차의 공격이 거세고 해외에서도 일본과 미국 자동차 업체의 추격이 매섭다. '도전하는 현대차'가 아니라 '도전 받는 현대차', 그래서 현대차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힘들어 지고 있다.

◇국내시장 속도가 문제=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은 일정 부분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미국이나 독일 같은 완성차 업체가 있는 나라에서 자국산 브랜드 점유율이 50%를 넘는 사례가 없는 탓이다.

문제는 속도다. 지난해부터 수입차 판매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수입차 점유율이 27%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자동차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연말에는 수입차 점유율이 최소 15% 정도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기아차도 해외에서 자동차를 팔고 있지만 국내 판매량이 너무 빨리 줄게 되면 판매기반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평가했다.

◇달러 영향 벗었지만 엔화가 문제=글로벌 업체인 현대차에서 국내시장만큼 중요한 게 미국을 포함한 해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첫 출장지로 미국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장 큰 위협은 엔저를 앞세운 일본 업체다. 도요타나 혼다 같은 일본업체들은 가격 인하와 파격적인 딜러 인센티브를 앞세워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11년 10%를 넘었지만 올 들어 2월에는 7.7% 수준이다.

실제 현대차의 실적은 엔화 환율과 깊은 관련이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2000년부터 2014년까지 현대차의 영업이익률과 환율과의 상관 관계를 따져보니 2001~2006년까지는 원·달러 환율과 완벽히 동조했으나 2009년부터 2014년까지는 엔·달러 환율과 같이 움직였다. 2000년대 초반에는 달러 대비 원화가 약세여야 영업이익률이 올랐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는 엔화가 강세면 영업이익률이 오르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러시아나 브라질 같은 신흥국의 환율이 근심거리다. 현지통화가 약세를 보이다 보니 브릭스(BRICs)에서 상대적으로 강세가 있는 현대·기아차의 영업실적이 나빠지고 있다. 역대 최다 판매에도 기아차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5.5%에 그쳤던 것도 이 때문이다.

◇자동차금융 정교화, 고성능·픽업 내놓아야=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가 자동차 금융을 더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1월 "(엔저에) 자동차 금융이나 리스를 활용하겠다"고 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실제 현대차는 현대캐피탈을 이용해 미국과 신흥국에서 짭짤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최근에는 엔저로 중고차 가격이 떨어져 고민하고 있다. 리스상품의 경우 3년 뒤 차를 되사줘야 하는데 최초 계약 때보다 중고차 값이 낮아져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올해 미국에서 리스가 끝나는 차만도 11만대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의 고위관계자는 "리스 프로그램을 더 정교하게 다듬고 다양한 신규 금융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며 "앞으로 자동차 판매의 핵심은 금융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북미시장용인 픽업트럭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의 관계자는 "미국 앨라배마 인근에 2공장을 지으면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수순을 밟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미국을 포함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픽업트럭을 빨리 생산 판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7년께로 예정돼 있는 고성능차 개발 계획을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자동차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현대차에서 선보이고 있는 7단 더블클러치트랜스미션(DCT) 변속기 같은 것은 수입차와의 기술력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고성능차를 빨리 출시해 수입차와의 간격을 좁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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