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정신이 살아 있고 다이내믹한 기운이 넘쳐나는 KDB대우증권(006800)의 기업문화 DNA를 복원하겠습니다."
홍성국(51·사진) KDB대우증권 사장 내정자는 26일 기자와 만나 앞으로 가장 중점을 둘 경영 사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홍 내정자는 "KDB대우증권 최초의 공채 출신 사장으로서 더 잘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최근 들어 조직에 나타나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문화를 바꾸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전과 창의력이 활발히 춤출 수 있는 KDB대우증권만의 기업문화가 자리 잡아야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KDB대우증권은 이날 사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홍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홍 내정자는 다음달 12일 주주총회를 거쳐 사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KDB대우증권이 워낙 외풍을 많이 맞았던 탓에 공채 출신이 사장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내정자는 "리서치센터에서 연구는 물론 기관투자가와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영업 경험을 쌓았다"며 "과거에는 영업을 '관계'에 무게를 두고 했지만 이제는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내정자는 이어 "고객들이 원하는 전문적 지식과 미래 전망에 대한 수요를 채워줄 수 있도록 임직원들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 내정자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입사해 28년간 '대우증권맨' 외길을 걸어왔다. 숱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고사할 만큼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높다. 입사 후에는 리서치센터에서 20년 넘게 잔뼈가 굵었다. 투자분석부장·기업분석부장에 이어 리서리센터장을 두 차례나 맡았다. 홀세일사업부장과 미래설계연구소장도 역임했다. 또 '디플레이션 속으로' '글로벌 위기 이후' '미래설계의 정석' 등에 이어 지난달에는 복합불황 시대를 경계하는 내용의 '세계가 일본 된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특유의 친화력으로 주변 인사들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해 신망이 두텁다.
KDB대우증권의 이번 인사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7월 말 김기범 사장이 돌연 사임한 직후 KDB대우증권 임원 출신인 모 인사가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KDB대우증권의 지분 43%를 가진 최대주주 산은지주로부터 낙점받았다는 설이 돌았다. 하지만 9월 들어 'KB사태'가 터지면서 외부인사를 사장으로 선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흘렀다. 이에 따라 당초 9월 중순 신임 사장을 내정하려던 일정이 10월 말로 미뤄졌다. 이후 홍 내정자를 비롯해 이영창 전 부사장, 황준호 부사장 등 3명으로 후보가 압축됐지만 과열경쟁 양상을 보이면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10월30일 결정할 예정이었던 사장 선임이 또 연기됐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홍 내정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후임 사장을 놓고 불거졌던 내홍을 정리하는 일"이라며 "앞으로 임원 인사 때 산은지주가 어떻게든 개입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도 홍 내정자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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