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들이 비밀 회동을 통해 대규모 양적완화, 전례가 없는 장기간의 초저금리 유지 등의 정책 공조에 나서면서 자칫하면 또 다른 금융위기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앙은행들의 위험한 도박'이라는 제목의 분석기사를 통해 18개 주요 중앙은행 총재들이 2개월마다 스위스 바젤의 국제결제은행(BIS)에서 비공개 회동을 하며 정책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식적으로는 '경제자문위원회'로 불리는 이 회동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ㆍ영국중앙은행(BOE)ㆍ일본은행(BOJ) 등 주요 중앙은행 총재들이 일요일에 저녁식사를 겸해 비밀 회동을 하고 있다. 이 모임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이어진 주요국들의 양적완화 조치들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이 모임을 주도하는 머빈 킹 BOE 총재를 비롯해 벤 버냉키 FRB 의장,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등 글로벌 영향력이 가장 큰 인물들이 미국 MIT 경제학과 출신이라는 점을 환기시켰다. MIT는 정부의 시장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신케인스학파의 요람으로 꼽힌다. 이를 반영하듯 이들 총재는 금리정책뿐만 아니라 구두발언을 통해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킹 BOE 총재가 선진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및 자산매입 등의 통화완화 정책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BIS 및 각국 중앙은행 내부에서도 경기부양 조치에 따른 부작용을 연이어 지적하고 나섰다.
제이미 카루아나 BIS 사무총장은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과 같은 미봉책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바람직하지 못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찰스 빈 BOE 부총재는 "우리는 현재 비정상적인 환경에 놓여 있으며 충분한 경험이 없는 정책 수단을 쓰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현재의 저금리 정책의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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