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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의 여파로 올 추석 선물세트에 양극화 바람이 거세다. 단골 인기 상품인 과일과 육류가 주춤한 반면 실속형 선물세트와 고급형 선물세트에 소비자가 지갑을 열고 있다. 수입산 농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산품을 구매하겠다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실적을 집계한 결과 가공식품 선물세트가 상위 10개 중 5개를 차지했다. 전체 1위는 동원참치와 런천미트로 구성된 '동원 10호'였고, 'CJ스팸 복합 1호'(4위)와 '오뚜기 캔 종합 9호'(6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3만~4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에 신용카드 할인 혜택이 더해지면서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 중 가장 먼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나선 홈플러스에서도 가공식품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홈플러스가 지난 달 1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예약판매 순위를 중간 집계해보니 동서식품의 '맥심 커피세트 84호'가 17.7%로 선두에 올랐다. 2위와 3위를 기록한 '맥심 카누 커피세트'(17.2%)와 'CJ 스팸 복합 1호'(16.5%)까지 포함하면 3개 품목이 전체 예약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가공식품 인기 못지 않게 건강기능식품 등 고가 선물세트 판매도 덩달아 뛰었다. '헬스원 홍삼액 골드세트'와 '헬스원 황작수'가 롯데마트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에서 나란히 2·3위에 이름을 올렸고 홈플러스도 10만원 안팎의 홍삼 및 비타민 선물세트 판매량이 20% 이상 증가했다. 이마트가 올해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선보인 '이마트 6년근 홍삼정'(2입)은 20만원대에 달하지만 예약주문 기간 매출이 평소보다 30%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예약판매에서도 '로얄 한우 1호'(46만원)와 '황토염 굴비 실속세트 5호'(20만워)가 예년보다 35% 이상 주문이 많았다.
추석 선물세트의 대표주자인 육류와 과일은 예년 수준의 판매량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사육두수 감소로 지난해보다 한우 시세가 20% 상승해 프리미엄 선물세트 위주로 판매가 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과일도 이른 추석으로 과실 생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달 중순 이후에나 본격적인 출하가 시작될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부터 명절 선물세트에서 인기가 시들어진 수산물은 올 들어 가격이 20% 안팎으로 내려가 예년보다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추석 대목을 잡기 위한 온라인쇼핑몰의 공세도 달아오르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은 지난 4일부터 추석 선물세트를 최대 50% 할인하는 '추석 얼리버드 리얼 50%' 행사에 들어갔고 11번가도 추석 인기상품 12종을 절반에 판매하는 '한가위 쇼핑 특권' 이벤트를 마련했다. 위메프도 오전 10시와 오후 6시 하루 두 차례씩 추석 선물세트를 반값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오는 17일까지 진행한다.
한편 올 추석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있더라도 수입산보다 국내산으로 제수음식을 마련하겠다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옥션이 회원 1,4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보니 38.2%가 가격이 비싸더라도 국내산 육류와 과일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수입산으로 차례상을 준비하겠다는 비중은 14.5%에 그쳐 수입산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8년 만에 가장 이른 추석으로 대형마트가 예년보다 2주가량 일찍 선물세트 예약판매에 들어가면서 미리 구입했다가 선물할 수 있는 가공식품 선물세트의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며 "실속형 저가 선물세트 못지 않게 고가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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