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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한번 짓고나면 알게 모르게 법위반자로

◎서울시주택국 윤혁경계장 저서서 주장/“범법조장 건축법 개정 절실”/공무원따라 조항해석 달라 처리 “각각”/이웃간 민원·진정 「공동 삶」 파괴 심각『판자집에서부터 대형 호텔에 이르기까지 건축법을 위반하지 않은 건축물은 하나도 없는 실정입니다.』 『집을 한채 짓고나서 야당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서울시 주택국 윤혁경 계장(45)의 최근 저서 「알기쉬운 건축여행―건축진정 매듭풀기」에서 하도 복잡하고 난해해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을 범법자로 만들고 온갖 민원과 진정의 온상이 되고 있는 현행 건축법의 난맥을 그렇게 표현했다. 20년을 건축관련 업무만 다뤄온 현직 공무원의 실토라 실감을 더하고 있다. 일선 자치구의 진정이나 민원의 70%이상이 건축과 관련된 것으로 공무원들이 본업을 제쳐두고 진정사건에 매달려야 하는 등 행정력 낭비도 심각하다. 더욱이 애매한 법조항에 대해 상급기관에 질의를 해도 명쾌한 해석이 없는 경우가 허다해 공무원들의 자의적인 해석과 재량에 의해 건축법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윤계장은 『법은 단순하고 실행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도 현행 건축법은 법을 만든 당사자들 조차 무슨 뜻인지 모를 정도로 난해하다』며 『그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집행이 불가능한 규정일 경우 오히려 국민들에게 부담만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축법 제26조는 「건축물을 유지관리함에 있어 법의 규정에 의한 명령이나 처분과 관계법령이 정하는 기준에 적합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으나 당초 건축허가를 받아 사용승인을 받은 상태로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인지, 변경사용해도 좋은 것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일반주택에서 지하층의 노출이나 옥탑과 발코니를 용도변경해 거실이나 주방 등으로 사용하는 것 등도 10년 전과 똑같이 위법시비가 되풀이 되고 있다. 이밖에 저층 주택지에 다세대 다가구 주택을 지을때 집의 방향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규정한 일조권 문제, 창문설치와 관련된 규정 등 이웃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불필요한 조항 등이 너무 많다. 이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건축법으로 인해 빚어지는 진정과 민원은 이웃간의 인간관계와 공동생활의 틀까지 깨뜨리는 등 공동체 실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윤계장은 『이웃으로부터 건축관련 진정을 받은 주민이 17년이 지난 뒤 당초 진정을 넣은 이웃을 상대로 보복 진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앞으로 건축법은 자기 대지안에서 일어나는 건축행위는 건축주의 재량에 맡기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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