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예측기관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2%대 초반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중국경제 불안, 신흥국 위기, 미국 금리인상 등 각종 불안요인에 의해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1일 세계금융시장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대 초반으로 추락해 2009년(0.7%) 이래 6년 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하는 해외 금융기관이 늘어나고 있다.
노무라와 IHS이코노믹스, ANZ은행, 웰스 파고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2%로 내다봤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보인 2012년(2.3%)보다도 낮은 수치다.
독일의 데카뱅크의 전망치(2.1%)는 더 낮아 한국의 성장률이 2%대 안착조차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모건스탠리와 무디스, 코메즈방크는 올해 한국이 각각 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의 급격한 위축과 금융시장 대혼란, 신흥국 위기 우려 등을 고려하면 한국에 대한 성장률 전망치는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들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는 점진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다 최근 급격히 떨어졌다.
무디스는 지난달 20일 한국의 성장률을 0.3%포인트 내렸고 모건스탠리도 지난 17일 0.2%포인트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수출의 성장 엔진이 꺼졌다”며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 등 해외 금융기관 36곳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평균 2.5%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의 전망치는 올해 초만 해도 3.50%였지만 이후 하락 흐름을 보여 1.0%포인트 내려갔다.
올해 3분기에는 2009년 3분기 이래 처음으로 분기 성장률이 2% 아래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노무라와 IHS이코노믹스는 한국의 3분기 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ANZ은행의 레이먼드 에이웅 애널리스트도 이달 역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진다면 3분기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경제가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잠재성장률이 5년 후에는 2% 아래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2020~2030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평균 1.7%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 집계치를 보면 2000년대 4.6%이었던 잠재성장률은 2010~2014년 3.6%로 낮아졌다. 2015~2019년 전망치는 2.5%로 더 떨어졌다.
잠재성장률이란 적정 인플레이션 아래에서 한 국가가 자본, 노동 등 가용 자원을 활용해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을 말하는 잠재 국내총생산(GDP)의 성장 속도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국가 경제가 안정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중장기 성장추세를 말하는데 사용된다.
LG경제연구원은 생산성과 자본, 노동의 성장 기여도를 토대로 잠재성장률을 산출했다.
2015~2019년과 2020~2030년 잠재성장률에서 생산성 기여도는 1.4% 포인트로 같았다.
2020~2030년 자본과 노동 부문의 기여도는 각각 0.8%포인트, -0.5%포인트로 직전 시기보다 0.3%포인트, 0.5%포인트 낮았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017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서 둔화해 노동투입 여력이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며 노동이 잠재성장률을 낮추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머지않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의 GDP 잠재성장률이 1970년대 10.0%를 고점으로 하락해 2010~2014년 3.5%까지 떨어졌다고 추정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대까지 내려갔고 시간이 갈수록 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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