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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퍼터' 논란 뜨겁다
입력2004-05-27 20:59:55
수정
2004.05.27 20:59:55
박민영 기자
'베리퍼터'로 바꾼 선수들 우승횟수 늘자, 엘스 부당성 제기등 반대여론도 만만찮아<br>美·英협회선 "길이 제한 쉽지 않아 아직은…"
롱 퍼터 논란이 뜨겁다. 그립 끝이 배나 가슴까지 올 정도로 긴 롱 퍼터는 2, 3년 전까지만 해도 보기 힘들었지만 최근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이를 사용한 우승자들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불공정성을 제기하고 ESPN 온라인 설문에서 55%가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답하는 등 반대여론도 급격히 확산, 이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롱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로는 비제이 싱, 프레드 커플스, 스튜어트 싱크, 로코 미디에이트, 베른하르트 랑거, 트레버 이멜만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들쭉날쭉한 퍼팅이 고민이었던 싱은 2년 전부터 그립이 복부까지 오는 ‘벨리 퍼터’로 바꾼 뒤 지난해 4승, 올해도 벌써 3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를 위협하고 있다. ‘슬럼프 극복을 위해’ 지난 주 유럽투어 도이체방크SAP오픈에서 벨리 퍼터로 교체한 이멜만은 우승을 차지해 관심을 모았다. 사이베이스클래식에서 박지은을 제치고 5년 만에 우승한 셰리 스타인하우어도 그립 끝이 가슴까지 오는 롱 퍼터를 썼다. 전통주의자로 알려진 닉 프라이스도 교체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규칙으로 롱 퍼터 사용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어 공식대회에서 롱 퍼터가 오래 득세할지는 미지수다. 반대론자들은 롱 퍼터의 경우 그립이 신체의 일부(복부 또는 가슴)에 고정돼 크게 유리한 작용을 하는 만큼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도이체방크오픈에 출전했던 엘스는 “골프는 심리와 기술적인 측면이 모두 중요한 게임인데 벨리 퍼터는 그립 끝을 복부에 대기 때문에 중압감 속에서도 일관적인 스트로크가 가능하다”며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에 규칙으로 금할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그립 끝이 몸에 걸린(anchoring) 상태에서 좀더 곧게 선 자세가 되기 때문에 규칙상의 ‘스트로크’보다는 ‘시계추 운동(스윙)’에 가깝고 퍼터헤드를 보다 일정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슴 퍼터’의 경우 드라이버보다 길어질 수 있어 해저드 구역 등 ‘2클럽 이내’에서 드롭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USGA와 R&A측은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퍼터의 길이 제한이 간단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페이 USGA 집행이사는 “만약 길이를 39인치로 제한할 경우 키 작은 선수는 벨리 퍼터처럼 사용할 수 있게 돼 여전히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더 많은 롱 퍼터 우승자들이 나타나고 불만이 더 커지면서 자연스러운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롱 퍼터에 대한 아마추어 골퍼들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클럽 브랜드들도 히트 모델의 롱 퍼터 버전을 함께 내놓는 추세다. 교습가들은 “통상 롱 퍼터는 손목을 쓰지 않기 때문에 방향성이 뛰어난 반면 거리 감각은 떨어진다”며 “기력 때문에 일정한 스트로크가 어려운 시니어 골퍼나 입스(YIPSㆍ퍼팅 때 심리 또는 육체적 긴장으로 근육이 순간적으로 경직되는 증상)를 겪는 골퍼는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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