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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IMF, 정치적 차원의 자금지원은 말아야

파이낸셜 타임스 3월31일자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러시아에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합의한 것은 경제적 문제를 위장한 정치적 자금지원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지난해 8월 러시아 경제가 붕괴 위기에 직면했을 때 IMF는 오로지 경제적인 차원에서 한가지 선택을 놓고 고민했었다. 그것은 경제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는 러시아에 추가 자금지원을 할 것인가, 아니면 1차 구제금융에 대해서도 디폴트(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가 자금지원을 중단할 것인가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IMF는 최근 러시아의 경제개혁 프로그램이 IMF의 요구 사항에 못미치는 가운데서도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전격 합의했다. 물론 IMF는 러시아의 개혁 프로그램에 대해 아직 아무 것도 합의된 게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러시아가 제시하고 있는 개혁 프로그램은 전반적으로 당초 예상했던 수준에 미달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더욱이 옛 소련이 진 부채의 상당 규모를 탕감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부채를 상환하겠다는 당초의 말을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러시아에 대한 IMF의 추가 자금지원 합의는 경제적 판단보다는 정치적 요인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선 핵을 보유한 러시아가 망해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IMF가 러시아 지원에 합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핵 보유국인 러시아가 망할 경우 잘못하면 세계적인 위기상황이 야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나토와 미국의 유고연방 공습이 진행되고 있어 IMF가 러시아의 자금지원 요청을 거부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내년에 치뤄질 러시아의 대통령선거 문제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히 IMF가 해야 할 일이 아니다. 이미 IMF의 신용도는 상당히 추락된 상태다. 러시아에 대한 IMF의 새로운 자금 지원은 러시아가 경제개혁을 하는데 있어 어떤 고통도 수반되지 않은 채 서서 헤엄치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새로운 자금지원을 통해 러시아를 그렇게 만든다면 IMF는 자금지원의 기본 목적을 크게 손상당할 것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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