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4분기까지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액을 넘어섰습니다. 연초 제시했던 예상 실적(매출 2,3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도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17일 서울 양평동 사무소에서 만난 김상근(63ㆍ사진) 상보 대표는 지난 2008년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 속에서도 4년 연속 30%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상보의 성장을 이끈 일등공신은 복합광학시트. 복합광학시트는 액정표시장치(LCD)ㆍ발광다이오드(LED) 등 디스플레이의 광원(BLU)에 붙이는 프리즘시트와 보호시트를 하나로 통합한 제품으로 상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디스플레이가 대형화되는 추세에서 불필요한 제조 공정을 줄이는 게 생산 효율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샤프ㆍAOU 등 글로벌 업체들이 잇달아 상보의 제품을 채택하고 있다. 김 대표는 "1년 새 고객 수가 많이 늘었다"며 "예전에는 주력 거래 업체 의존도가 70~80%대였다면 올해는 30~40%대로 내려가 매출이 고르게 분포가 됐다"고 설명했다.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신규 시설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 상보는 지난달 김포 공장을 증설해 복합광학시트 생산능력을 25% 늘렸으며 이달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매출 3,000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점치고 있다. 그는 "데이터를 정리해보니 매년 전체 매출액의 17%는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를 하는 데 썼다"며 "투자를 그만큼 했기 때문에 계속 성장할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 먹을거리를 책임질 신성장동력으로는 탄소나노튜브(CNT)필름을 낙점했다. CNT필름은 모바일기기에서 사용자의 손가락 움직임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부품으로 지금까지 개발된 산화인듐주석(ITO)필름의 유일한 대체물질이다. 이미 양산 준비를 마무리 짓고 휴대폰 제조사의 품질 테스트 및 채택만 남겨두고 있다. 다만 상용화 시기는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정전식 CNT필름이 내년 초에는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계 최초로 새로운 소재를 도입하는 것이다 보니 (휴대폰 제조사도) 여러 가지로 신중을 기하는 것 같다"며 "현재 스마트기기는 고가이기 때문에 사용자층을 더 넓히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가격이 내려가야 하고 보급형 제품을 만들려면 CNT필름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상보는 2월 한국전기연구원(KERI)에서 그래핀 응용기술을 이전받았다. 그래핀은 CNT와 원료는 같지만 망 형태의 구조를 띄고 있어 전도성 등 물질적 특성이 CNT보다 우월하다. 상보는 단기적으로 그래핀을 융합(하이브리드)해 CNT필름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나가고 장기적으로는 태양전지시트, 전자파 차단 등 다양한 용도로 그래핀을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상보는 지난 2ㆍ4분기에 통화옵션 키코(KIKO)로 떠안았던 파생상품부채 383억원 중 190억원을 상환했다. 키코 계약을 맺었던 은행 4곳 중 3곳에 대한 부채를 해결한 것이다. 아울러 은행 1곳과 나머지 금액에 대한 상환 여부ㆍ조건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유동성 문제도 완전히 해결이 됐다.
김 대표는 "키코 사태를 겪으며 주주들에게 많은 심려를 끼쳤다"며 "이제 회사도 제자리를 찾은 만큼 올해부터는 상보를 믿고 투자해온 주주들의 기대에도 보답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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