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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취약종목 보유량 줄여야/주식투자자 연말연시 전략
입력1997-12-27 00:00:00
수정
1997.12.27 00:00:00
김희석 기자
◎시중 자금사정 악화 연쇄부도 우려/우량은행주 등 폐장전 주목해볼만폐장을 앞두고 주식투자자들은 연말·연초 투자전략을 어떻게 세울지 부심하고 있다.
27일 폐장되면 주식시장이 열릴 내년 1월3일 개장때까지 일주일간은 장내에서 주식을 사고 팔 수 없게 된다. 주식을 처분할 경우 12월결산법인(6백11개사)에 대해 배당받을 자격이 사라지고 주식을 보유한 채 연말을 넘긴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주가 하락으로 큰 손실을 볼수도 있다.
연말로 갈수록 시중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져 무더기 부도사태로 이어질 우려가 잠재해 있다. 한국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이 요구하는 연말 본원통화 수준을 맞추기 위해 지속적인 통화환수가 불가피한 입장이다.
한은의 이같은 통화긴축과 함께 시중은행들도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기 위해 오는 31일에는 콜자금 공급을 포함해 모든 자금공급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은행들이 자금회수를 자제하고 외국자금의 유입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최악의 부도사태를 피할 수도 있는 만큼 통화당국의 조치와 은행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재무구조가 취약한 주식의 경우 일단 현금화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부도위험을 넘긴 경우라면 내년 초에 다시 사도 늦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S증권의 H부장은 『보유주식을 선별해 일부 대그룹주나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형주는 폐장때까지 가급적 주식보유량을 줄이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보유주식을 다 처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 G7 등을 통해 연내 1백억달러의 외화자금을 조기 도입키로 함에 따라 국가부도라는 최악의 위기를 넘겼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 연말 외국인투자가의 국내 주식투자한도가 55%로 늘어나고 한국의 국제신인도가 회복되면 외국인들의 투자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비, 폐장때까지의 기간을 종목교체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현금흐름이 좋은 종목이나 우량은행주, 외국인합작법인, 자사주매입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은 부도위험에서 벗어나 있으며 연초 이후에는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도 높다. 수출비중이 높아 환율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모라토리엄(국가부도) 위기를 넘긴다 해도 내년 1·4분기까지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신용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돼도 경기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나 리딩뱅크를 포함한 우량금융주로 보유종목을 축소하는 전략이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된다.<김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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