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웅진그룹에 따르면 지난 26일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웅진코웨이 외에 웅진폴리실리콘∙웅진패스원 등의 매각 관련 작업도 중단됐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지난 2월 매각 발표 이후 GS, 중국 콩카, KTB PE, MBK파트너스 등으로의 인수가 유력했으나 결국 7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매각작업이 지연된 것은 웅진코웨이에 대한 윤 회장의 지나친 집착으로 결단을 내리지 못한 때문이라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매각대금 납입시점인 오는 10월2일 이전에 웅진홀딩스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에 대해 웅진코웨이를 보유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윤 회장이 법정관리 상태에서 경영권을 확보한 뒤 알짜 계열사인 웅진코웨이는 놔둔 채 다른 계열사나 자회사를 매각하는 것이 캐시카우인 웅진코웨이를 잃고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보다 낫다는 설명이다.
향후 필연적으로 성장성보다 수익성 위주로 경영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 "이익창출력이 높은 자회사 위주로 웅진그룹 내에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회생 절차를 밟는 동안 웅진코웨이가 다시 시장에 매물로 등장할 수 있다는 주장도 여전히 강하다. 웅진홀딩스는 제조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갖고 있는 것은 관계회사의 주식밖에 없고 그 주식을 팔아야 돈이 되기 때문이다. 웅진의 한 고위관계자는 "웅진코웨이 매각은 일단 잠시 중단됐지만 향후 다시 진행돼 돈으로 만들어서 채권단이 가져가는 모습밖에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한 관계자도 "MBK파트너스로의 매각은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웅진코웨이는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를 받는 동안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거친 뒤에나 매물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외에 올해 상반기에 적자전환했지만 사업성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웅진에너지∙웅진폴리실리콘∙웅진패스원∙웅진식품 등이 우선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웅진그룹의 모태가 되는 웅진씽크빅과 웅진홀딩스의 손자회사인 웅진케미칼은 후순위로 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편 법원은 6개월 안에 회생절차를 조기 종결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적용해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회생절차를 이르면 내년 3~4월께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이종석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에 대한 심리절차에 들어갔다. 재판부는 다음주 윤 회장 등을 웅진홀딩스 대표이사 자격으로 불러 소명을 듣고 채권단의 의견을 참고해 회생절차 개시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규모나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사건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할 방침"이라며 "다만 지주사인 웅진홀딩스는 사업이 더 복잡할 수 있기 때문에 심리과정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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