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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광화문 축제’

8월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동안 서울 광화문 일대는 밤낮으로 청소년 축제의 넓은 마당으로 바뀐다. 행사의 이름은 「새천년 청소년 문화축제 1999」이다. 매일 정오부터 밤10시까지 이어지는 8개 축제프로젝트는 공존을 위한 놀자콘서트·10대 아이들의 이색 패션쇼·문화게릴라의 거리 갤러리·누구나 같이하는 현장 설치미술전·청소년 만화작가 500인 데뷔전·시민단체와 함께하는 퍼포먼스와 전시·청년미술인들의 열린장터 42·중고생을 위한 광화문 미술캠프이다.이 축제는 문화관광부가 밀레니엄의 첫 기념행사로 2억9,000만원을 들여 주최하는 것이지만 민간의 자율성을 믿고 특히 젊은 세대에게 전폭적으로 자리를 내어준 행사라는 점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언더그라운드(제도권 밖)에서 활동하던 90년대 문화활동가들과 청소년문화를 고민하던 젊은 386세대 문화생산자들은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젊은 문화예술인들의 기획단 체인지21」이라는 임의단체를 만들어 축제를 총괄기획했다. 그들은 90년대를 통해 지하에서 진행된 청소년세대의 운동을 지상에 선보여 다양한 사람들간의 공조와 연대(네트워크)를 분명히 하겠다는데 축제의 의의를 둔다고 한다. 그래서 행사의 형식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제작기회가 돌아가도록「소액다건제」의 개방형이다. 20대의 미술·영상·만화·패션작가들 1,500명이 연대하여 작품을 만들고 함께 축제에 내놓되 참가하는 작품을 집행위원회가 심사· 선정하지 않고 개방적으로 참여케 한다는 것이다. 또 연대방식으로 민족예술인총연합, 크리스천 아카데미, 시민단체협의회 외에 청소년문화단체등 50여 시민사회단체의 지지와 후원을 받아낸 것도 전례없는 일이다. 말하자면 함께 마당에 참여하는 축제의 본질에 시민운동이 지향하는 21세기적 삶의 방식을 연대한다는 것이 이 축제의 취지이다. 총괄 기획자인「체인지21」은 국제통화기금 체제하의 경제침체기에 적은 예산으로 많은 문화적 재능을 발굴한다는 데서 경제적 의미도 찾겠다고 한다. 이 축제를 지원하는 문화관광부의 노태섭 청소년국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바람직한 문화상에 관한 논의를 수렴, 새천년 원년에는 올해와 같은 젊은 집단 주도의 축제를 계속해서 그 규모를 확대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정부와 자치단체는 관주도 행사를 지양하고 더 많은 문화적 기회를 젊은 세대에게 주어야 할 것이다. 한국문화 전체의 다양한 발전을 위해서 내년, 내 후년에도 이런 축제가 열리고 문화예술진흥기금을 비롯한 문화관련 기금에서 청년문화의 지분이 커져야 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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