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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폭스바겐의 2,000㏄ 가솔린 '제타'는 1만7,325달러(약 1,918만원)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자동차의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가 미국에서 1만7,250달러부터 팔리니 서로 동급인 셈이다.
그런 '제타'가 한국만 오면 고급·고가 차량으로 둔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 TDI' 모델만 취급하고 있는데 최소 가격이 3,150만원부터다. '그랜저'급이다. 물론 미국에서는 같은 차가 800만원가량 싸다.
다른 나라에서는 대중 브랜드인 폭스바겐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고급차(프리미엄)로 인식되면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25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글로벌 시장에서 대중차로 취급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JD파워의 조사내용을 보면 독일 브랜드 중에서는 포르쉐와 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는 고급 브랜드로 분류돼 있지만 폭스바겐은 일반 차로 돼 있다. 현대차나 기아차·도요타·쉐보레(GM)처럼 대중을 상대로 대량 판매를 하는 회사라는 얘기다.
자동차 업계의 관계자는 "폭스바겐은 독일의 국민차로 일반 대중 브랜드"라며 "우리나라에서는 고급 브랜드로 취급받고 있다"고 전했다.
'제타'뿐만이 아니다. '골프'와 '파사트'는 미국 내 판매가격이 각각 1만7,995달러(약 1,992만원)와 2만1,340달러(약 2,363만원)부터 시작하지만 국내에서는 최소 3,310만원과 3,530만원부터 책정돼 있다. 베스트셀링 모델인 '티구안'도 미국에서는 2만6,255달러(약 2,907만원)부터 팔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소 3,900만원부터다. '비틀'을 포함한 다른 모델들도 1,000만원 안팎 차이가 난다.
폭스바겐은 부품과 옵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의 한 관계자는 "변속기가 다른 사례가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기본 옵션을 많이 넣기 때문에 차 값이 다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동차 업계의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기본옵션을 빼고 살 수 없다는 게 문제고 옵션을 많이 넣으면서 이문과 매출을 더 올리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제공하는 기본옵션을 미국에서 하면 더 싼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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