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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대·중기, Cost down] <상> 원가 대폭 줄인 금창

현대차와 새 공법 개발… 경쟁력 쑥쑥

공동TF구성 선행기술 분석… 특허분쟁 막고 시제품 시험까지

트렁크리드 힌지 공정 바꾼 뒤 불량품 발생률도 줄어 '윈윈'

경북 영천의 금창 생산공장에서 한 직원이 '원가절감형 대·중소기업 공동사업'을 통해 개발한 트렁크리드 힌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대·중소기업협력재단

# 대다수 중소 협력사에 원가를 줄이라는 대기업의 주문은 단가 인하 압박으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공동의 노력으로 원가를 줄이고 늘어난 이익을 공유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중소기업청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 지원하는 '원가절감형 대·중소기업 공동사업'은 대기업(공공기관 포함)과 1차 협력사, 혹은 1차-2·3차 협력사간 원가절감형 과제를 공모, 선정된 과제에 소요되는 비용 일부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은 설비변경, 공법개선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생산원가를 낮췄고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서울경제신문은 2회에 걸쳐 우수과제로 선정된 대·중소기업의 원가절감사례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매끈하고 날렵한 곡선을 자랑하는 고급 세단,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호가하는 자동차도 오래 사용하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트렁크 뚜껑(트렁크리드)과 차체를 연결, 트렁크를 지지해주는 힌지가 변형되면서 트렁크가 잘 닫히지 않거나 닫히더라도 공간이 벌어지고 소음·진동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외 자동차 생산업체 어디든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다.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인 금창도 마찬가지로 불량 힌지 문제로 고민이 컸다.

현대차 조립라인에서도 트렁크와 차체의 간격이 벌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부품 상태를 점검하고 재조립하는 공정을 추가하다 보니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였다. 결국 금창 기술연구소는 현대차에 신차품질부서, 완성차설계부서가 공동으로 TF(태스크포스)팀을 조직해 직진도 함몰 방지 기술을 개발하자고 요청했고 양사는 개선책 마련에 착수했다.

우선 경쟁사 부품의 벤치마킹이 급선무였다. 양사 TF팀은 국내외 주요 차종의 기술수준을 면밀히 살피고 세부 기술을 응용하더라도 특허 분쟁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행기술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참고한 특허가 국내 특허 26건, 미국 특허 10건을 비롯 총 51건에 달했다. 특히 현대차 남양연구소에는 경쟁차 부품을 다량 보유하고 있어 직접 공법을 확인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었다.



이후 금창은 '롤러연계 복합슬라이딩' 방식의 맨드릴(mandrel) 공법을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보통 파이프의 곡선을 만들기 위해 금속 파이프를 구부리는 방식의 벤딩공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파이프의 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금창은 직선 고정부에 벤딩용 맨드릴을 적용해 받쳐주는 힘을 강화했다. 특히 맨드릴의 롤러가 회전을 원활하게 해 트렁크를 여닫을때 압축손상이나 마모손상이 덜 방생한다는 점도 이점이었다.

금창이 시제품을 제작하면 현대차는 시제품을 차량에 적용해 성능 평가와 신뢰성 시험을 진행했다. 지난 9월에는 '플랩 및 슬라이드 플레이트 구조를 갖는 이중롤러 맨드릴'로 특허도 출원했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이번 원가절감 사업을 통해 금창이 납품하는 트렁크리드 힌지 단가는 1만5,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인하됐다. 불량품 발생에 따른 클레임 비용 1억1,000만원도 줄였다. 연간 납품 규모를 감안한 원가 절감 규모는 약 13억원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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