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물가가 오르는 요즘이다. 버스,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도 다음달 인상될 조짐을 보인다. 일반 가정에서는 한없이 뛰는 물가로 인해 문화 생활 즐기기가 결코 쉽지 않은 상황. 이럴 때 필요한 건 ‘무조건 아끼자’가 아닌 ‘지혜롭게 대처하자’다. 불과 5,000 ~ 1만 원이면 오페라 ‘카르멘’을 즐길 수 있고, 매달 1,000원씩만 내면 연극을 볼 수 있다. ◇초심자에게 적합한 오페라 ‘카르멘’=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2006년부터 오페라 초보 관객을 위해 ‘마이 퍼스트 오페라(My First Opera)’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쉽고 대중적인 작품을 선정해 가격을 대폭 낮춘 게 특징이다. 오는 23일부터 8월 1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선보이는 ‘카르멘’은 이 시리즈의 4번째 작품. 전막 오페라이지만 가격은 1~5만 원이다. 학생은 50% 할인 받아 5,000~ 2만 5,000원으로 볼 수 있다. 지난 연말 국립오페라단이 공연한 ‘라 보엠’이 R석 12만 원, VIP석 15만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60~70% 싼 편이다. ‘카르멘’은 ‘하바네라’, ‘투우사의 노래’ 등 친숙한 아리아와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초심자들도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는 공연. 추희명(카르멘), 김동원(에스카미요) 등 카르멘 공연만 수십 차례했던 성악가들이 출연해 공연의 질도 보장된다. ◇절반가격으로 볼 수 있는 정명훈의 지휘= 정명훈은 지난 1997년 아시아 8개국의 최고 연주자들로 구성된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상설 교향악단이 아니라 연주회가 있을 때 구성돼 활동하는데 지난 2000년 공연을 끝으로 6년 동안 연주회를 열지 않았다. 지난 2006년 부활한 이들은 올해 인천, 서울, 도쿄에서 콘서트를 연다. 오는 29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아시아필 공연은 S석 3만 원, R석 5만 원이다. 같은 레퍼토리로 다음날 열리는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의 반 값이다. 이는 인천광역시의 문화후원기획 ‘인천&아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인천 공연에 지원금이 투입됐기 때문. 공연에서 정명훈은 피아노 연주를 선보인다. 바이올리니스트 다이신 카지모토, 첼리스트 지안 왕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삼중 협주곡 C장조 56번을 연주한다. 이 곡을 마친 뒤 정명훈은 지휘봉을 잡고 말러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할부로 관람 가능한 연극= 극단 ‘신명나게’는 매월 1,000~1만 원을 할부로 내면 연극을 볼 수 있는 ‘신나게 공연볼 계(契)’를 선보인다. 1,000원씩 총 1만 2,000원을 1년 동안 내면 2만 원짜리 연극 티켓 1매를 받을 수 있고, 2,000씩 총 2만 4,000원을 내면 티켓 2매를 제공받는다. 먼저 1,000원을 내고 공연을 본 뒤 11달 동안 1,000원씩 할부로 갚으면 된다. 올해 관람 가능한 공연은 8월 24일까지 대학로 아리랑소극장에서 선보이는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와 11월 28일에서 연말까지 선보이는 뮤지컬 ‘현정아 사랑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